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산 개미들 돈 벌었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4.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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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지난 달 국내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코스피지수는 한 달 사이 11% 넘게 떨어졌다. 주가 급등락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일시 매매정지)도 발동했다.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개인은 살얼음판과 같은 주식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된 지난달 9일 이후 현재까지 11조6756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14조535억원을 팔아치웠다. 정반대 행보를 보인 개인과 외국인, 성적표는 어땠을까.

개인 순매수 15개 중 9개 플러스 수익률
국내 증시가 급등락세를 보인 3월 9일부터 4월 16일까지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5개 종목을 살펴봤다. 이 중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9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개별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를 빼고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은 같은 기간 개인이 매수한 종목들의 평균 매수 단가와 16일 장 마감 기준 가격을 비교해 산출했다. 정확히 산출은 어렵지만, 대략적인 흐름은 파악할 수 있다.

개인 순매수 1위 삼성전자(4조4472억원)는 0.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뒤 이어 SK하이닉스 (174,300원 ▼8,000 -4.39%)가 0.04%,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가 20.66%, LG화학 (368,000원 ▼10,500 -2.77%)이 12.17%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SK이노베이션 (103,900원 ▼2,300 -2.17%)이다.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22.9% 올랐다.

ETF는 일제히 하락했다. 개인이 두 번째로 많이 매수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 (2,255원 ▲90 +4.16%)(1조5915억원)는 마이너스(-)16.35%, KODEX WTI원유선물(H) (16,145원 ▲315 +1.99%)는 9.26% 하락했다.


'15전 15승' 외국인…평균 수익률 14.56%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5개 종목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모두 ETF 상품이다. 외국인들이 주식 현물과 선물을 대거 매도하는 가운데 헤지(Hedge, 위험회피) 차원에서 기초지수 ETF를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찬영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 팀장은 "외국인이 인덱스 ETF를 많이 구매하는 것은 헤지를 위해서"라며 "주식·ETF·선물가격을 비교해 싼 걸 사고 비싼 걸 파는 차익거래를 주로 하는데 이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TR ETF를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바이오와 콘텐츠 관련 종목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173,500원 ▼3,600 -2.03%)(1589억원)은 15.84%, 삼성바이오로직스 (779,000원 ▼11,000 -1.39%)(500억원)는 35.05% 올랐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관심이 집중된 게임주 펄어비스 (28,650원 ▲950 +3.43%)(11.59%)와 넷마블 (56,500원 ▲400 +0.71%)(3.46%), 드라마 제작업체인 스튜디오드래곤 (40,450원 ▼400 -0.98%)(17.53%)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포스트 코로나19 위한 자산 선별이 필요한 때
개인 투자자들의 우량주 저가 매수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하락하는 중 유입됐던 개인 자금들에 대해서는 '스마트 머니'라는 평가가 많다"며 "우량주들을 집중 매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목록에 이름을 올린 삼성전자 (77,800원 ▼1,800 -2.26%), SK하이닉스 (174,300원 ▼8,000 -4.39%),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등 개별 종목 대부분은 시가총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종목들이다.

이런 시장에서 개인은 자산의 선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지수 방향성을 예단하는 기회비용에 노출되기 보다 자산 선별에 집중해야 한다"며 "각 종목의 차별적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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