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없어 '성공'이라는 교육부…"다음주 월요일 위기"(종합)

뉴스1 제공 2020.04.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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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온라인 개학 첫날, EBS·위두랑서 오류 발생해 불편
교육부 "수요자 입장에 비춰 보면 부족한 점 있었다"

16일 광주 광산구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뉴스116일 광주 광산구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뉴스1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초등학교 1~3학년을 제외한 모든 초·중·고교 학생이 원격수업에 돌입한 첫날인 16일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EBS 온라인클래스'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위두랑' 등 플랫폼에서 한때 오류가 발생해 학생·교사들이 불편을 겪은 것과 관련해 교육부가 "먹통 현상이 없었던 것만 해도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후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한 신학기 개학준비 추진단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지난 9일 1차 온라인 개학 때처럼 시스템이 전혀 움직이지 않은 현상이 나오지 않은 것만 해도 아주 다행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다만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로그인이 원활하지 않고 영상이 끊기지 않아야 하고 업로드와 다운로드도 잘 돼야 한다"며 "그런 점에 비춰 보면 오늘 부족한 점은 있었다"고 밝히고 오전 한때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쯤 KERIS의 학습 지원 플랫폼 '위두랑'에서 사용자가 몰리면서 메인화면 접속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KERIS는 이후 9시40분쯤 긴급 서비스 점검에 돌입했다.



KERIS의 학습관리시스템(LMS) 'e학습터'에서도 오전 9시부터 30분 동안 카카오톡·구글·네이버 등 계정을 이용한 '소셜 로그인'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KERIS는 "외부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문제로 e학습터의 서버 수용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회원가입을 통한 접속은 원활했다"고 설명했으나 소셜 로그인이 원활하지 않다는 별도의 안내가 없어서 여러 학생·교사가 수업에 불편을 겪었다.

같은날 오전 9시52분부터 중·고교 학생 대상 EBS 온라인클래스에서도 일부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거나 계속 끊기는 문제가 나타났다. 해당 문제는 45분여만인 오전 10시37분쯤 해결됐다.


EBS에 따르면 이날 문제는 교사들이 전날 오후 4시부터 올린 신규 동영상 콘텐츠의 연결 설정 부분에서 오류가 나 발생했다. 서버의 용량과 관련한 문제는 아니며 시스템 설정과 관련해 발생한 오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 대구 수성구의 한 가정에서 초등학생이 온라인 학습을 하고 있다./뉴스116일 오전 대구 수성구의 한 가정에서 초등학생이 온라인 학습을 하고 있다./뉴스1
교육부와 EBS, KERIS는 이날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느꼈을 불편함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추후 원격수업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핵심 서비스에서 '기술적인 오류'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유열 EBS 부사장 겸 현장상황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터넷 세계를 겪으면서 두려운 것은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아주 복잡한 프로세스라는 점"이라며 "크리티컬한(치명적인) 문제는 없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또 "개개인의 컴퓨터나 네트워크 사정에 따라서도 지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접속 지연 문제는 굉장히 복합적이어서 원인을 밝히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클라우드 인프라 지원업체, 시스템 운영업체 등과 함께 오전 7시부터 밤 늦게까지 실시간으로 원격수업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오늘 나온 시행착오에 대해서도 밤새 수정해 내일 원격수업 진행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EBS는 지난 14일 데이터베이스(DB) 네트워크 과부하를 막는 장비를 10대에서 80대로 증설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웹 서버 과부하를 방지할 중앙처리장치(CPU)도 8개에서 16개로 늘렸다. 앞서 학년별로 로그인하도록 해 중앙 서버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었던 것을 학교별로 로그인하게 바꿔 서버별 사용자 분산을 유도한 것에 이은 대책들이다.

김진숙 KERIS 교육서비스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 참석해 "e학습터는 이날 접속 불가 문제나 자원의 준비 부족 문제가 없었다"며 "e학습터가 준비한 자원의 약 25%만 활용한 상황"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위두랑에서 접속 지연이 발생한 것을 두고는 "순간적으로 8만명 정도가 위두랑 서비스를 한번에 이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1명의 교사나 학생도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최대 100만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수험생 커뮤니티, 학부모 커뮤니티 등지에는 이날 오후 5시30분 현재까지도 EBS 온라인클래스나 e학습터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거나 출석 확인, 동영상 재생이 잘 되지 않는다는 불만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보고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도 더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BS와 KERIS에 따르면 이날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린 시간대는 오전 9시로 EBS 온라인클래스에 67만5000여명, e학습터에 66만4000여명이 동시에 접속했다. 모두 합쳐 134만명 수준이다. 김유열 부사장은 "통상적으로 하루 평균 이용자는 동시간대 최고 이용자 수의 3배 수준"이라며 "16일 하루 동안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를 통해 400만명 정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와 EBS, KERIS는 다음주 월요일인 오는 20일을 원격수업과 관련한 중대한 고비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월요일에 원격수업 접속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데다, 이날 초등학교 1~3학년도 온라인 개학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주말까지 전문가 그룹과 EBS, KERIS가 함께 모여 만반의 준비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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