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잘리고 유튜브로 대박…'드럼좌'를 만나봤다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이동우 기자, 김소정 인턴, 김소영 기자 2020.04.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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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맨]한 달 만에 구독자 30만, 브라질 혼혈에 솔직 매력 가득

편집자주 유튜브, 정보는 많은데 찾기가 힘들다. 이리 저리 치인 이들을 위해 8년차 기자 '머투맨'이 나섰다. 머투맨이 취재로 확인한 알짜배기 채널, 카테고리별로 쏙쏙 집어가세요!



아이돌 잘리고 유튜브로 대박…'드럼좌'를 만나봤다


'8년 연습하고 스틱 부러뜨려서 3주 만에 회사 잘린 썰'

지난달 11일 유튜브 채널 '드럼좌'에 올라온 이 영상은 불과 한 달여 만에 조회수 205만을 돌파했다. 채널의 주인, 자신을 '드럼의 본좌'라고 일컫는 빅터 한(24·한국명 한희재)은 한국-브라질 혼혈 드러머다.



빅터 본인에 따르면 그는 연습생 생활 8년 만에 아이돌 밴드 어바우츄(About U)로 데뷔했지만, 음악방송에서 드럼 스틱을 부러뜨렸다는 이유로 3주 만에 그룹에서 퇴출당했다. 빅터는 좌절하지 않고 유튜브 채널로 무대를 옮겼다. 이국적인 외모와 속 시원한 드럼 사운드에 구독자수는 어느새 30만명을 돌파했다.

드럼좌 채널은 지난 8일 머투맨에서 '3월 구독자 급증한 유튜브 TOP7' 중 하나로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기준 28만1000명이 증가했는데, 코로나 상황판을 보여준 '로이랩 스탯 글로벌'(55만8000명), 고양이가 주인공인 '크집사'(45만명)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기계와 동물을 제하면 사람 중에선 3월 한 달 가장 많은 구독자를 모은 셈이다.



한마디 한마디가 거침없지만 출생연도로 띠를 맞추고 선을 지킬 줄 아는 빅터를 머투맨이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진행됐다.

한 달 만에 30만 구독자 "나의 매력을 하나로 단정짓지 말라"
'드럼좌' 빅터. /사진=유튜브 '드럼좌' 캡처'드럼좌' 빅터. /사진=유튜브 '드럼좌' 캡처
-첫 영상이 3월11일에 올라왔다. 한 달만에 30만 유튜버가 된 심정이 어떤가.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처음 영상을 올렸을 때 2시간 동안 (유튜브 알림) 진동이 안 멈췄다. 하루 단위로 구독자 수가 1만씩 오르고, 많이 오를 땐 5만까지도 올랐다. 구독자 3만명 기념 축하영상을 찍어서 올리려고 보니 이미 9만명이 돼 있기도 했다. 숨 쉴 틈이 없었다.

-외모, 드럼 실력, 말발 등 사람들이 열광하는 포인트가 많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큰 매력은.

▶매력을 하나로 단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복합적이다. 뷔페처럼 이것도 볼 수 있고 저것도 볼 수 있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스스로 '드럼의 본좌'라고 불러 드럼 실력에 대해 말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팬들이) '드럼좌'라고 불러주셔서 쓰게 됐는데 드럼을 10년 쳤다고 말하기 부끄럽다. 독학을 오랜 시간 했다. 학원에서 전문적으로 배운 기간은 1년 미만이다.

-드럼 칠 때 퍼포먼스가 너무 좋다.

▶대중들이 드럼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허들을 낮춘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중학교 때 처음 쳤을 때부터 보여지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드럼을 치면서 혀를 집어넣은 적이 없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다. '틀렸는지 안 틀렸는지 관객은 잘 모르니 신나게 치자'.

-초반보다 구독자 수 증가세가 주춤하는 것 같은데.

▶이게 정상 아닌가 싶다. 첫 한 달이 너무 빠르게 올랐던 거다. 거기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잘 올랐던 거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더 노력할 거고 지금 저를 구독하고 계신 분들에게 잘하고 싶다.

한국-브라질 혼혈 "상처 많았지만, 마음에 흉진 상처는 없다"
'드럼좌' 빅터. /사진=유튜브 '드럼좌' 캡처'드럼좌' 빅터. /사진=유튜브 '드럼좌' 캡처
-10살 때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넘어왔다고 들었다.

▶어머니, 할머니와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같이 넘어와서 연습생 생활할 때까지 같이 살았다. 브라질에선 바다소년이었다. 서핑이랑 수영을 너무 좋아했다. 한국에 와선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검도를 하기도 했다. 그때 복근이 생겼는데, 체질 때문인지 유지되고 있다.

-혼혈이라는 이유로 사춘기 때 상처를 받은 일도 있을 것 같다.

▶상처받은 일 많았지만 안 좋은 일은 빨리 잊는 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속에 담아두거나 흉진 상처는 없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진 '특이하다' 생각하기도 했지만, 고등학생을 넘어 성인이 된 후론 혼혈 친구도 많고 다문화 가정도 많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힘든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This is me, 우리는 다르지 않다'.

-유튜브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 있다면.

▶비즈니스 메일 주소로 악플이 온다. 제목에 '아주 멋지십니다'라고 쓰여 있어서 들어가면 '네가 왜 드럼의 본좌냐' 이런 식이 한두 개가 아니다. 라이브방송에서도 주목받으려고 자극적인 얘기 하시는 분들 있는데,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 보고 참고 잊어버리려고 한다.

-퇴출 사연이 황당하고 워낙 잘 되다 보니 일각에서 '기획사와 짜고 유튜브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회사와 짜고 하는 거였다면 제가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머지 멤버 3명을 뒷전으로 하고 저만 하는 걸 절대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고, 회사에서도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자연스러운 의심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유튜브 너머를 바라보는 드럼좌 "저는 관종입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진행된 '드럼좌' 빅터 인터뷰 현장. /사진=김소정 인턴기자지난 14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진행된 '드럼좌' 빅터 인터뷰 현장. /사진=김소정 인턴기자
-드럼 외에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그리고 유튜브를 넘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글 쓰는 것도 좋아한다. 어떤 분야의 예술이든 저를 그쪽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만약 그림을 잘 그렸다면 그림으로도 표현하려 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나는 '관종'이다. 관심받고 싶고, 무슨 일이든 끼를 발산하는 쪽으로 하고 있다. 유튜브 내에서는 더 많은 구독자를 모으고 소통하는 게 목표이고, 외적으로는 뮤지컬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활동해보고 싶다.

-머투맨 구독자들을 위해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3개를 소개해달라.
▶머투맨에서도 소개했던 '닥터프렌즈' 너무 재미있다. 초창기부터 구독해 보고 있다. 두 번째는 'JFlaMusic'. 요즘 어떤 곡이 핫한지 볼 수 있다. 드럼 커버 유튜브 많이 보는데, 존경하는 드러머인 곽준용 드러머가 운영하는 '곽준용' 채널도 즐겨본다. 한국 드러머 중에 제일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아직 드럼좌 구독 안 하신 분들에게 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드럼의 본좌, '드럼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지만 책도 좋아하고 먹방도 올리고 무엇보다 입담이 좋다.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뿐 아니라 대중들이 보시기 편한 영상, 재미있는 이야기 올릴 테니 많이 찾아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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