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누구도 쓴 적 없는 '의회 휴회권' 예고…왜?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4.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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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 상·하원, 코로나19 확산 속에 '프로포마'로 개원 상태 유지

/사진=AFP/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행정부 내 공석을 채우기 위해 상·하원 휴회 권한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브리핑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헌법에 명시된 상·하원 휴회 권한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의회 휴회권이 사용되면 대통령에게는 새로운 권한이 생긴다. 미국 헌법 제2조 3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상·하원을 모두 휴회할 수 있으며, 휴회 기간 동안 대통령은 상원의 인준 없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한번도 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할 것"이라며 "우리는 위기를 끝내기 위해 (행정부 내) 사람들이 필요하다. 더 이상 정치적 게임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 상하원은 모두 3월 중순부터 의회를 비운 상태다. 상하원은 공식적인 휴회가 아닌 1분 이내에 진행될 수 있는 간단한 회의인 '프로포마(pro forma)'를 지속해 여는 형태로 개원 상태를 유지해왔다.



그는 형식적인 회기를 진행하면서 실상은 의회를 떠나있는 관행은 "이번 위기 동안 미 국민이 감당할 수 없는 직무유기"라며 "그들이 하는 것은 사기"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랫동안 행정부 내 주요 보직이 공석으로 남아 채워지지 않은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현재 핵심적인 고위 공직 중 공석인 749개 가운데 97개는 지명자가 있지만 상원 인준을 아직까지 받지 못해 공석으로 남아 있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가정보국(DNI) 국장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위원 2명 △식량안보프로그램 관리를 책임지는 농림부 차관 △글로벌미디어국(USAGM) 국장 등이 빨리 임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은 의무를 다해 내가 지명한 후보들에 대한 인준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는 휴회 권한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행정부에 채워져야 할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시급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국가헌법센터는 어느 대통령도 이 권한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권한의 행사 여부를 놓고 향후 정치권의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러한 움직임이 논란이 될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우리는 아마 법정에서 도전을 받게 될 것이고 누가 이기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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