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앤디, 업황 침체 속 1328억 유상증자 배경은…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4.15 13:15
글자크기
SK디앤디 울진 풍력단지. /사진=SK디앤디SK디앤디 울진 풍력단지. /사진=SK디앤디


SK그룹 계열 부동산 개발회사 SK디앤디 (11,550원 0.00%)가 1328억원에 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SK디앤디는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부동산 업황이 침체를 겪는 중에도 매출 성장세가 기대되는 업체 중 하나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디앤디 (11,550원 0.00%)는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328억6000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기타주식 520만주가 신주 발행되며 신주 발행가액은 2만5550원이다. 이번 증자 자금 가운데 800억은 시설자금, 528억6000만원은 운영자금 목적으로 조달될 예정이다. 이날 SK디앤디 주가는 전일 대비 1250원(4.75%) 오른 2만7550원에 마감했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최대주주인 SK가스 (152,700원 ▲100 +0.07%), 5% 이상 주주인 한앤코개발홀딩스, 파인밸류자산운용이다. 납입일은 다음 달 22일이며, 신주권 교부예정일은 오는 6월 5일이다.



증자는 기업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돈을 내고 사는 유상증자와 공짜로 나눠주는 무상증자로 나눠진다. 유상증자는 은행 대출이나 채권 발행에 비해 원금 및 이자상환의 부담이 없어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금 확보 방법이다. 자본금은 상환의무가 없기 때문에 특히 중장기적인 전략사업에 투자할 때 유용하다.

이는 모집대상을 기준으로 3가지로 분류되는데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주어 이들 가운데서 새로운 주주를 모집하는 주주 할당, 회사의 임원이나 종업원, 거래업체 등 연고관계에 있는 자에게 신주인수권을 주는 제3자 할당, 공개적으로 주식투자자를 모집하는 일반배정 등이다.

이번 증자는 올해 매출의 73%를 차지할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추가 자금 확보로 풀이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수 V1, W 지식센터(매출 2900억원), 저동호텔(1660억원), 판교호텔(1910억원) 등 4개 프로젝트가 준공되며 역대 최대 매출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올해 말 또는 내년 1분기로 예상했던 경북 군위 풍력 EPC(설계·조달·시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허가가 느려지며 올 하반기 착공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88.9% 증가한 988억원,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풍력 매출 이연에도 부동산 개발 매출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65% 늘어난 7516억원,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1357억원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부동산 개발 업계는 신규 딜(거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SK디앤디는 이미 일정 프로젝트를 확보한 덕분에 안정적인 매출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확보한 프로젝트로 5000억원 대의 부동산 매출이 기대된다"며 "현재 수주를 추진 중인 파이프라인은 중구·구로·명동·서초 오피스와 성수 지식산업센터 등 총 1조2000억원 규모로, 사태가 진정되면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텔 사업 매각과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 등도 매출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시기가 2020~2021년으로 미확정인 제주호텔(2400억원) 제외하고 저동과 판교 호텔은 예정 시기에 매각이 완료돼 매출 인식 중이고, 명동 호텔은 내년 매각 예정이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저동·판교 호텔의 공정이 진행되며 부동산 개발부문 실적 개선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가동률 정상화에 따른 이익 회복이 예상된다"며 "정부의 육성기조가 뚜렷한 연료전지 부문과 부동산개발 부문의 지속적 확대가 장기 성장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