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과 개인 주거니 받거니…'데칼코마니 매매' 반복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김태현 기자 2020.04.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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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날 대비 31.32포인트(1.72%) 오른 1,857.0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3.58포인트(2.28%) 오른 610.29, 달러/원 환율은 0.60원 내린 121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4.14/뉴스1(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날 대비 31.32포인트(1.72%) 오른 1,857.0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3.58포인트(2.28%) 오른 610.29, 달러/원 환율은 0.60원 내린 121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4.14/뉴스1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코스피지수 2000이 붕괴 된 후 한 달 간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 순매도 종목이 엇갈리는 '데칼코마니' 매매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2000이 깨진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5개 종목 중 8종목을 외국인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5개 종목 중 7종목은 개인이 순매도했다.



◇'팔면 사고, 팔면 사고'…삼성전자 두고 '머니 게임'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가장 극심한 대비가 이뤄진 종목은 시가총액 부동의 1위 삼성전자였다. '동학개미'들이 이번 하락장에서 열성적으로 쓸어담은 종목으로 집계 기간 동안 4조4228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4조3265억원을 순매도하며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



빚을 내면서까지 삼성전자를 저가에 담으려는 개인들의 매수세에도 외국인에 기관·금융투자 등이 매도행렬에 가세하며 주가는 9.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치(-4.9%)보다 높은 수준이다.

올 초 최고가(6만2400원)를 경신했던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의 투매행렬에 3월 중 4만2000원대로 추락했다. 최근 장중에 5만원선에 근접하는 등 회복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현재 4만원 후반대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현대차·SK하이닉스·LG화학, 우량주 던지는 외국인
외인과 개인 주거니 받거니…'데칼코마니 매매' 반복

외국인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우량주들도 팔아치웠다. 쏟아지는 물량을 받는 주체는 개인들이었다.

외국인이 집계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4조3265억) △SK하이닉스(7335억) △현대차(7061억) △삼성전자우(5134억) △삼성SDI(4275억) △SK이노베이션(3510억) △셀트리온헬스케어(2884억) 등 순이었다. 이 종목들은 그대로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종목들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삼성전자와 같이 개인들의 순매수액이 더 컸던 종목은 삼성전자우, 삼성SDI 등 삼성그룹사들이 유일했다. 최근 코로나19로 바이오주가 각광을 받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주가가 급등한 이례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외국인의 매도영향을 받은 대부분 종목들이 큰 하락폭을 보였다.

◇외국인이 사랑한 종목은 '인덱스 ETF'
외인과 개인 주거니 받거니…'데칼코마니 매매' 반복
코스피 하락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국내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ETF(상장지수펀드)들이었다. 'KODEX Top5PlusTR'이 5397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KODEX MSCI Korea TR(3717억) △TIGER MSCI Korea TR(2834억) △KODEX 200TR(2336억) 순이었다.

김찬영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 팀장은 "외국인이 인덱스 ETF를 많이 구매하는 것은 헤지(Hedge, 위험회피)를 위해서"라며 "주식·ETF·선물가격을 비교해 싼 걸 사고 비싼 걸 파는 차익거래를 주로 하는데, 최근 외국인들이 주식 현물과 선물을 모두 매도하다 보니 헤지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TR ETF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TF 외에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상위권 종목들은 개인들이 순매도한 종목들과 일치했다. 외국인은 셀트리온(1608억)을 시작으로 △펄어비스(1014억) △에이치엘비(918억) △넷마블(848억) △삼성바이오로직스(709억) △한진칼(487억) △케이엠더블유(400억) 등을 사들였다. 특히 이들 종목은 적게는 7%에서 많게는 32%까지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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