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차익실현 연기금이 도왔다…V·U자 회복 가능성 시사?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4.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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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날 대비 31.32포인트(1.72%) 오른 1,857.0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0.60원 내린 121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4.14/뉴스1(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날 대비 31.32포인트(1.72%) 오른 1,857.0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0.60원 내린 121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4.14/뉴스1


개인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코스피는 기관이 매수에 나서며 하루 만에 반등, 1850선을 탈환했다. 글로벌 코로나19(COVID-19) 확산 정점 통과 기대감과 경제 활동 재개 논의와 더불어 양호한 중국 3월 수출입 지표까지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덕분이다.



연기금 등 기관 4200억 순매수…개인은 6거래일 만에 '팔자'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1.32포인트(1.72%) 오른 1857.08에 장을 마쳤다. 상승 출발한 지수는 연기금과 금융투자 등 기관이 4000억원을 넘게 매수하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이날 기관은 홀로 427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28억원을 순매도하며 29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 또한 4292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의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한 것은 지난 6일 이후 6거래일만이다.



코스피 모든 업종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건설업(3.39%), 통신업(3.45%) 등이 특히 강세가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모두 빨간 불을 켰다. 삼성전자 (80,000원 ▼2,200 -2.68%)SK하이닉스 (179,100원 ▼9,100 -4.84%)는 1%가량 올랐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가 13% 넘게 급등하며 LG화학 (382,000원 ▼12,500 -3.17%)(3.65%), 삼성SDI (386,500원 ▼7,500 -1.90%)(4.14%) 등 2차 전지주가 강세였다. SK텔레콤 (50,700원 0.00%)도 3.16%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13.58포인트(2.28%) 상승한 610.29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은 1686억원을 팔아치웠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85억원, 8억원을 순매수했다.


통신장비, 오락·문화 업종 등이 4%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닥 업종도 모두 올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 중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0.49%), 셀트리온제약 (90,000원 ▼4,100 -4.36%)(-2.87%), 제넥신 (6,920원 ▼180 -2.54%)(-0.48%)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펄어비스 (27,000원 ▼200 -0.74%), 케이엠더블유 (13,950원 ▼210 -1.48%), 스튜디오드래곤 (40,050원 ▼750 -1.84%), 헬릭스미스 (4,165원 ▼95 -2.23%),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 등이 3~4%대 상승했다. 2차 전지주인 에코프로비엠 (220,500원 ▼7,500 -3.29%)도 3.92%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6원 내린 121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3월 수출입통계…美 경제활동 재개 논의 호재 작용
'개미' 차익실현 연기금이 도왔다…V·U자 회복 가능성 시사?
이날 개인들의 순매도는 증시 단기 반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로 풀이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500선부터 매입에 나서온 개인들이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른 부근에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연기금이 1900선 이하에서 2000억원을 넘게 매수했고, 지난주부터 운용된 증시안정기금도 금융기관 매수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 활동 재개 조짐과 중국의 양호한 3월 수출입통계도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됐다. 전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등을 포함한 미국 동부 6개주와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 3개주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위안화 기준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5% 줄어 시장 예상치(-12.8%)보다 훨씬 양호했다. 수입도 2.4% 증가해 시장 예상치(-7.0%)를 훌쩍 웃돌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구매관리자지수(PMI)의 50% 회복, 중국 택배·물류지수 급반등에 이은 예상치를 뛰어넘은 수출지표는 코로나19 진정국면 진입 이후 중국 경제의 안정적이고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준다"며 "이는 진정국면 진입 시 글로벌 경제의 V자 또는 U자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밤부터 시작될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와 미국의 경제 지표 발표는 부담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일 발표될 미국 3월 소매판매,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큰 폭으로 둔화된 것으로 보이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및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와 유나이티드헬스 등 실적 발표도 있어 미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다"며 예상했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현대차, 카카오, SK하이닉스 등 우량주 집중 매수에 나선 '스마트 머니'와 달리 원유 관련 ETF 및 ETN, 인버스 ETF 등 단기 트레이딩 목적의 투기성 자금이 어느 순간부터 유입됐다"며 최근 증시 반등을 이끌어 온 개인 자금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매수한 개인 자금은 장기투자 성격이라 증시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지만, 인버스나 레버리지 등에 투자한 자금은 단타 및 투기성격이 강해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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