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860.70, 611.20을 기록하며 지난달 19일 52주 최저점(코스피 1457.64, 코스닥 428.35) 대비 각각 27.65%, 42.70% 상승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실물·금융 부문 충격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을 때였다. 이후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국의 대규모 부양정책이 하나씩 나온 데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이 본격 반등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약세장이 나타나기 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코스피, 코스닥은 최근까지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2월 18일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각각 16%, 10.5% 가량 하회하고 있다. 2월 18일은 국내 코로나19 '슈퍼 전파자'로 처음 지목된 '대구 31번 확진자'가 발견된 날이며 이후부터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훌쩍 넘겼다.
![[뉴욕=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컵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촬영한 의료 물품의 사진. 코로나 19로 환자가 폭증하자, 미국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 부족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2020.03.31.](https://thumb.mt.co.kr/06/2020/04/2020041300160485823_1.jpg/dims/optimize/)
치료제 테마주에 '구충제' 테마주까지, 진단키트 종목도 '쑥'

셀트리온 (170,400원 ▼1,800 -1.05%), 셀트리온제약 (85,200원 ▼2,000 -2.29%), 셀트리온헬스케어 (74,000원 ▼1,400 -1.86%) 등 '셀트리온 3형제'가 그들이다. 이들 3개 종목은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이 7월 말까지 인체 임상이 가능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강한 상승탄력을 보여줬다.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 주가는 최근 16거래일간 각각 123%, 50% 상승률을 기록했다.
녹십자 (125,600원 ▼500 -0.40%)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관련 보도가 이어지며 지난달 19일 이후 42% 상승했다. 녹십자 역시 3월 19일 시장폭락에도 최근 2개월간 안정적 상승 흐름을 이어온 점이 눈에 띈다.
최근에는 '구충제 테마주'까지 출현했다. 제일바이오 (2,140원 ▼65 -2.95%), 신풍제약 (17,050원 ▼190 -1.10%), 대성미생물 (12,130원 ▼20 -0.16%), 진바이오텍 (4,505원 ▼70 -1.53%), 우성사료 (25,000원 0.00%)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3일 호주 현지 언론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성장을 방해하는 효과가 구충제 물질에서 확인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였다.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구충제를 실제 사용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당부를 내놨음에도 이달 들어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진단키트 테마주는 'K헬스케어'의 본류이자 선봉에 섰던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국내 확진자 수가 단 한 명도 없을 때 이미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들어간 씨젠 (24,600원 ▲150 +0.61%)은 지난해 말 3만650원이던 주가가 3월 한 때 장중 고점 기준으로 14만140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다소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가는 9만2700원으로 3월 19일 시장 저점 당시에 비해 38% 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월 18일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 주가(3만5550원)에 비해서도 2.6배 수준이다.

최근에는 테라젠이텍스 (5,210원 ▼120 -2.25%), 디엔에이링크 (3,590원 ▼65 -1.78%) 등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확보한 업체들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디엔에이링크는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를 이용한 혁신형 진단키트 개발 소식에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소식으로 강세 흐름이 이어지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의 코로나19 RNA 전사체 분석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10일 증시에서 상한가로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재택근무·온라인쇼핑 테마주도 코로나19로 주목

알서포트는 아시아 1위, 글로벌 5위 원격지원 및 제어 소프트웨어 업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IT(전기전자) 기술 기반의 보안 업체인 라온시큐어 (2,345원 0.00%), 문서보안 솔루션 업체인 소프트캠프 (1,818원 ▲83 +4.78%)도 최근 16거래일간 상승률이 60%를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보안서비스 중요성이 부각된 결과 최근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유통업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반대로 온라인 쇼핑 거래규모가 연일 늘어나며 PG(온라인 결제업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휴대폰 소액결제 부문 PG사업을 영위하는 다날 (4,455원 ▲30 +0.68%), KG모빌리언스 (5,880원 ▲20 +0.34%)는 3월19일 이후 최근까지 주가가 각각 68%, 77% 상승했다. NHN한국사이버결제 (11,120원 ▼110 -0.98%), KG이니시스 (12,030원 ▼270 -2.20%), 나이스정보통신 (23,250원 ▲150 +0.65%) 등의 주가도 29~49% 가량 올랐다.
온라인 쇼핑 종목의 강세흐름이 이어지면서 제지업체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특히 택배상자 등에 주로 쓰이는 골판지를 만드는 태림포장 (2,885원 ▲10 +0.35%), 신대양제지 (5,630원 ▼50 -0.88%), 아세아제지 (34,300원 ▲100 +0.29%), 대영포장 (1,399원 ▼3 -0.21%) 등의 주가는 3월 저점 이후 최근까지 적게는 37%에서 많게는 6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때 '마스크 테마주'로 꼽혔던 제지업체인 모나리자 (2,825원 ▲5 +0.18%), 깨끗한나라 (2,695원 ▲10 +0.37%) 등도 각각 88%, 70% 상승했다.

당국 "코로나 테마주 모니터링 강화, 불공정거래에 엄중대응" 당부
그러나 실적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풍문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데 대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10일 오후 공동 명의로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진단, 백신, 세정·방역 등 소위 코로나19 테마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 확산 영향과 무관한 회사나 사업실체가 불분명한 회사가 코로나 테마주로 부각돼 무분별한 추종매매가 따르는 경우 투자자 피해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금융당국은 금감원·거래소에 설치된 루머 단속반을 적극 가동해 증시 악성루머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매매거래와의 연관성을 엄정히 점검하고 있다"며 "주식 게시판,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문자메시지 등 정보유통 채널을 통한 허위사실, 풍문 유포행위를 집중 단속 중이며 호재성 계획 발표 후 대주주 보유 주식 처분, 차명계좌 등을 활용한 이익편취 등 불공정 거래 개연성이 높은 행위를 집중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 "코로나 테마주가 주가 등락률이 현저하게 크고 예측이 어려워 투자 위험이 매우 높다"며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단순히 테마 편입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고 주식게시판 등을 통한 미확인 정보 유포는 매수유인 목적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