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람코신탁 낙점 3000억 앵커리츠, 리츠 '구원투수'로 등판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조한송 기자 2020.04.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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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람코신탁 낙점 3000억 앵커리츠, 리츠 '구원투수'로 등판


3000억원 규모의 '주택도시기금 앵커리츠'를 운용할 위탁 자산관리회사(AMC)로 코람코자산신탁이 선정됐다. 앵커리츠 설립은 정부가 공모 리츠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역점 사업으로 대형 운용사들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업계 1위 코람코신탁이 '낙점'된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경기침체 우려 속에 상업용 부동산과 오피스에 투자하는 공모 리츠가 고전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앵커리츠가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리츠 1위 코람코신탁, '주택기금 앵커리츠' 3000억원 맡는다
12일 부동산 투자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0일 앵커리츠 AMC 선정을 위한 대면 프리젠테이션(PT)를 진행해 코람코신탁을 위탁 AMC로 선정했다.



정부는 공모리츠 시장을 10배 이상 키우는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3000억원을 내놓기로 한 바 있다. 공모 리츠는 다수의 일반 투자자의 자금을 모집해 우량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로 수익 등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주식처럼 상장해 현금화가 가능해 지난해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최종 PT에는 코람코신탁을 비롯해 신한리츠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 3곳이 참여했다. 이들 운용사는 지난 2월말 1차 공모를 통과했다. 주택도시기금 심사위원 12명으로 구성된 2차 공모 심사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국토부는 당초 지난달 AMC를 선정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대면 심사가 연기됐다.

코람코신탁은 2차 평가에서 △운용전략 △운용프로세스 △매니저 관리체계 △내부통제·위험관리 등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 기금운용 관계자는 "코람코신탁이 리츠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정부 정책 방향에 가장 부합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코람코신탁은 2001년 국내에 리츠 제도가 도입된 이래 부동의 1위다. 교직원공제회 등 연기금 출자 불라인드펀드를 운용 중이며, 지난해말 기준 리츠 운용자산이 8조5151억원에 달한다. 코람코신탁 관계자는 "민간 리츠 가운데 운용규모 1위사로, 리츠 상장 맥이 끊긴 2018년 이리츠코크랩 상장을 추진해 성공한 사례 등 다양한 경험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단독]코람코신탁 낙점 3000억 앵커리츠, 리츠 '구원투수'로 등판
코로나19 '직격탄' 공모 리츠, '구원투수' 될까
앵커리츠 AMC 선정이 완료됨에 따라 연내 공모 리츠 IPO(기업공개)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람코신탁은 3000억원의 안정적인 자금을 받아 최소 7년간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국내 우량의 임대형 부동산을 사들여 공모 리츠가 조성되면 여기에 앵커리츠 자금이 투자 건당 25% 들어간다. 앵커리츠가 일종의 모(母) 펀드가 되고 일반 투자자의 투자금까지 합하면 운용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 투자 가능한 리츠 종류도 늘어난다. 코람코신탁은 목표 수익률 6%(IRR)을 초과 달성하면 15%의 성과보수를 받는다.

특히 앵커리츠를 통해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면 최근 급락세인 공모 리츠 시장에도 '온기'가 돌 수 있다. 현재 상장된 공모 리츠는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랩, NH프라임리츠 등 7개다. 신한알파리츠를 제외하고 주가가 대부분 공모가(5000원)를 살짝 웃돌거나 그 밑으로 급락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와 경기침체 우려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국내 공모 리츠는 대부분 그룹 계열사로부터 100% 임대수익을 얻는 구조라 해외 리츠처럼 배당컷(배당을 연기하거나 줄이는 것) 우려가 높지 않다"며 "앵커리츠가 본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코람코신탁 낙점 3000억 앵커리츠, 리츠 '구원투수'로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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