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곡물가… 식량위기설에 라면·과자 값 오르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0.04.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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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글로벌 식량전쟁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로 사람은 물론 식량까지 국경을 넘기가 어려워지면서 식량안보가 주요과제로 떠올랐다.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식량 전쟁 현 주소를 짚어보고 한국의 대응방안을 점검한다.

출렁이는 곡물가… 식량위기설에 라면·과자 값 오르나


러시아, 베트남 등 곡물수출국들이 수출을 제한하고 곡물 수입국들은 재고를 확충하는 움직임이 늘면서 식량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밀, 원당 가격이 출렁이면서 국내 가공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국가들이 수출을 제한한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 가능성은 물론 수급자체가 어려워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2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소맥선물(2020년5월물) 종가는 558.2달러/부셀로 코로나19가 글로벌확산되기 전인 2월 말 대비 5.5% 올랐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수출을 제한하다는 발표를 한 3월 하순경엔 580달러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을 제한하고 코로나19로 글로벌 물류가 차질을 빚으면서 밀가루 등 곡물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0% 가까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원맥), 원당을 취급하는 식품업계도 비상에 걸렸다.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등 국내 밀가루업체들은 대부분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밀가루 원료를 수입하고 있다. 일부 국가가 2주 입항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는 있지만 다소 일정이 지연될 뿐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있지는 않다. 아울러 업체별로 2~3개월 가량 원재료 재고를 유지하고 있어 당장 수급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밀가루 가격도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가격 부담이 생겼지만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들고 유가가 급락하면서 운임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원가 부담이 낮아진 부분이 반영돼서다.

밀가루 수요가 많은 라면, 제과업체들도 아직은 원재료 가격 부담이 큰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일부 국가에서 수출을 제한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2차산업에서의 원가 부담이 늘어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황이 좋은데다 바이오원료로 이용되는 수요가 줄어서다. 국제 원당 가격은 최근 한달간 25% 하락했다. 국내설탕업체들은 주로 호주, 과테말라, 태국 등에서 원당을 수입한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긴장 속에서 주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당장은 수급에 문제가 없고 글로벌 가격도 작년말 수준이어서 국내 밀가루 가격을 조정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가격 등락 폭이 크고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사태를 주시하며 시세 예측, 재고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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