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사진=이기범 기자
한진칼은 10일 이사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2일 의장으로 선임된 김 전 위원장의 전격적인 제안으로 성립됐다. 김 전 위원장과 조 회장 등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8인 등 이사진 11인이 모두 참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에 대해 “대한항공이 코로나 19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기 때문에 대한항공 경영진들과 매일 영업 현황, 재무상황,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현 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사회에 수시로 그룹 상황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20,800원 ▲200 +0.97%)은 물론 항공업계 전반이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운항률이 8% 안팎으로 떨어졌다. 승객이 90% 이상 줄었다. 대한항공 뿐 아니라 지상조업사 등 협력사와 관계사들을 감안하면 충격은 일파만파로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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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책으로 빚어진 상황이 아니다. 미증유의 천재지변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일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고도 2900억원 가량의 흑자를 시현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쓰나미는 자력으로 막아내기엔 너무나 큰 충격이다.
전세계 각국의 항공산업이 모두 마찬가지 사정이다. 정부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항공산업에 무려 500억달러(약 61조원)를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항공산업 지원방안을 내지 않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한진칼 이사회 합류와 이날 이사회 소집은 그래서 더 의미있다. 금융위원장을 지냈고 문재인정부와 금융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그다. 행보 자체가 상당한 함의를 가진 메시지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의 지분 처분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전 직원의 70% 이상이 6개월간 순환휴직에 들어가는 한편 임원 대상 월급여의 30~50%를 반납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 달에 6000억원씩 수익이 사라지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신용보증 등 지원이 빨리 이뤄지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