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드는 외인의 순매도…개미 덕에 1860선 '껑충'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4.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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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날 대비 24.49포인트(1.33%) 오른 1,860.7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69포인트(-0.70%) 내린 611.26, 달러/원 환율은 10.70원 내린 120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4.10/뉴스1(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날 대비 24.49포인트(1.33%) 오른 1,860.7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69포인트(-0.70%) 내린 611.26, 달러/원 환율은 10.70원 내린 120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4.10/뉴스1


'개미'의 사자세로 코스피가 1860선까지 안착했다. 이는 저점을 찍은 지난달 19일 종가(1457.64) 대비 27.65% 가량 오른 것이다. 외국인은 여전히 '팔자' 행진을 이어갔으나, 순매도액은 한 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증시는 중국 실물 지표 발표를 눈여겨볼 것을 권하며, 국내 증시의 단기 급반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열어두라고 조언했다.

코스피 1860선 안착…삼바는 무려 16% 급등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4.49포인트(1.33%) 오른 1860.7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오전까지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기관의 매도량이 제한되며 상승 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53억원, 2086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가운데 개인이 홀로 2538억원을 순매수했다.



장 초반 순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개장 2시간여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이로써 외국인은 2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으나, 이전보다 순매도액은 줄었다. 외인이 본격적으로 팔자 행진을 이어간 지난달 5일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업종별로는 보험이 8%대, 의약품이 6%대 강세를 보였고, 금융업, 은행, 증권, 전기가스업, 철강·금속 등도 2~4%가량 상승했다. 종이·목재(-2.47%), 음식료품(-1.28%)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가 위탁생산 계약 체결 소식에 무려 16.82%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개장 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소재 제약사와 4418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총 매출(7016억원)의 63%에 해당하는 규모다. 모회사인 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 주가도 6% 가까이 뛰었다.

POSCO (394,500원 ▲2,000 +0.51%)는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매출원가 부담 축소 기대감에 8.21% 올랐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강보합세였고,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1.06%), LG생활건강 (392,000원 ▲16,500 +4.39%)(-3.19%) 등은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4.69포인트(0.76%) 내린 611.26으로 거래를 마쳐, 7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이 2496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71억원, 1086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전날 강세를 오락·문화, 통신방송서비스 등의 2~3%대 강세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내렸다. 특히 인터넷(-2.47%), 컴퓨터서비스(-2.47%) 등이 낙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도 CJ ENM (77,700원 ▲1,100 +1.44%)스튜디오드래곤 (40,850원 ▼50 -0.12%)이 4~5%가량 올랐다. 장 초반 10% 넘는 급등세를 보인 제넥신 (7,280원 ▼70 -0.95%)은 강보합 마감했고, 헬릭스미스 (4,260원 ▼150 -3.40%), 휴젤 (208,000원 ▲1,500 +0.73%) 등 바이오주도 2% 강세를 보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1.12%), 씨젠 (21,900원 0.00%)(-3.44%), 코미팜 (4,175원 ▲35 +0.85%)(-8.05%) 등은 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7원 내린 120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인 순매도 금액, 27거래일 가운데 최저…선물은 왜 1조원 넘게 샀을까
22일(현지시간) 중국-카자흐스탄 접경지에 있는 '호르고스 국경협력국제센터' 중국 쪽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손님들이 걷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중국은 지난 15일 이곳 문을 다시 열었다. / 사진=ap뉴시스22일(현지시간) 중국-카자흐스탄 접경지에 있는 '호르고스 국경협력국제센터' 중국 쪽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손님들이 걷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중국은 지난 15일 이곳 문을 다시 열었다. / 사진=ap뉴시스
이날 증시에서 눈에 띄는 요소는 외국인의 순매도세 완화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2조3000억달러 경기 부양책 발표 소식에 외국인 순매수세 유입되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OPEC+(석유수출국기구 OPEC와 비회원 10개국의 협의체)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 감산 합의 불발 보도가 나오며 외국인 및 기관 매물이 출회 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외인의 코스피 27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2008년 6월 9일~7월 23일(33일)과 2015년 8월 5일~9월 15일(29일)에 이어 역대 3번째 최장 기록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이 기간 동안 국내 주식을 모두 판 것만은 아니다. 선물시장에서는 오히려 사들였다. 이날 외인은 코스피선물 1614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이달 들어서는 1조426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인이 유독 선물을 사는 이유는 차익거래를 위해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물이 현물보다 저평가된 상황(백워데이션)에서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무위험 차익거래의 일환"이라면서 "그래도 선물을 통해서 국내 증시가 회복한다는 가능성에 베팅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 있을 중국 3월 실물 경제지표와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발표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실물 경제지표는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결과 등을 포함한다.

이경민 연구원은 "중국 실물지표의 회복 강도에 근거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방향성과 속도 및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예상보다 양호할 경우 코로나19 진정국면에서 글로벌 경기의 V자, U자 회복을 기대 가능하고, 하반기에는 경기 정상화에 더해 유동성·통화·금융·재정정책이 동시에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단기 급반등으로 코스피가 1850선에 도달하면서 당분간 단기 과열해소나 물량소화 국면 전개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정책적 지원이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는 개선된 점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이라며 "현재로썬 낙폭 과대주보다는 기존 주도주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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