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초반 순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개장 2시간여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이로써 외국인은 2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으나, 이전보다 순매도액은 줄었다. 외인이 본격적으로 팔자 행진을 이어간 지난달 5일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786,000원 ▲1,000 +0.13%)가 위탁생산 계약 체결 소식에 무려 16.82%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개장 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소재 제약사와 4418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총 매출(7016억원)의 63%에 해당하는 규모다. 모회사인 삼성물산 (110,200원 ▲600 +0.55%) 주가도 6% 가까이 뛰었다.
코스닥지수는 4.69포인트(0.76%) 내린 611.26으로 거래를 마쳐, 7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이 2496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71억원, 1086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전날 강세를 오락·문화, 통신방송서비스 등의 2~3%대 강세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내렸다. 특히 인터넷(-2.47%), 컴퓨터서비스(-2.47%) 등이 낙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도 CJ ENM (76,900원 ▲1,000 +1.32%)과 스튜디오드래곤 (64,700원 ▲100 +0.15%)이 4~5%가량 올랐다. 장 초반 10% 넘는 급등세를 보인 제넥신 (12,380원 ▼320 -2.52%)은 강보합 마감했고, 헬릭스미스 (8,400원 0.00%), 휴젤 (108,300원 ▲1,100 +1.03%) 등 바이오주도 2% 강세를 보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6,000원 ▼700 -0.91%)(-1.12%), 씨젠 (24,750원 ▲250 +1.02%)(-3.44%), 코미팜 (7,820원 ▲120 +1.56%)(-8.05%) 등은 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7원 내린 120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인 순매도 금액, 27거래일 가운데 최저…선물은 왜 1조원 넘게 샀을까

외인의 코스피 27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2008년 6월 9일~7월 23일(33일)과 2015년 8월 5일~9월 15일(29일)에 이어 역대 3번째 최장 기록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이 기간 동안 국내 주식을 모두 판 것만은 아니다. 선물시장에서는 오히려 사들였다. 이날 외인은 코스피선물 1614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이달 들어서는 1조426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인이 유독 선물을 사는 이유는 차익거래를 위해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물이 현물보다 저평가된 상황(백워데이션)에서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무위험 차익거래의 일환"이라면서 "그래도 선물을 통해서 국내 증시가 회복한다는 가능성에 베팅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 있을 중국 3월 실물 경제지표와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발표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실물 경제지표는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결과 등을 포함한다.
이경민 연구원은 "중국 실물지표의 회복 강도에 근거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방향성과 속도 및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예상보다 양호할 경우 코로나19 진정국면에서 글로벌 경기의 V자, U자 회복을 기대 가능하고, 하반기에는 경기 정상화에 더해 유동성·통화·금융·재정정책이 동시에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단기 급반등으로 코스피가 1850선에 도달하면서 당분간 단기 과열해소나 물량소화 국면 전개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정책적 지원이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는 개선된 점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이라며 "현재로썬 낙폭 과대주보다는 기존 주도주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