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e커머스 ETF'…언택트 시대에도 수익률은 '글쎄'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4.1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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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유일의 e커머스 상장지수펀드(ETF) 'HANARO e커머스'가 코로나19(COVID-19) 글로벌 확산으로 인한 e커머스 업종 수혜 기대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HANARO e커머스의 구성 종목 한계 때문이다. 국내 상장 e커머스 전문 업체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름만 e커머스 ETF일 뿐 카카오 등 IT와 유통 관련 종목으로 구성됐다.



언택트 시대에도 수익률 마이너스(-)14%
10일 업계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HANARO e커머스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4.07%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은 -16.36%를 기록했다. KODEX 200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대표 종목 200개로 구성된 ETF다.

수익률만 보면 HANARO e커머스가 KODEX 200 보다 선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e커머스 시장이 최근 급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9618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24.5% 급증했다. 2018년 10월(30.7%)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이다.

온라인 침투율(전체 소매판매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던 농축수산물과 생활용품도 같은 기간 103.7%, 52.8% 증가했다. 그만큼 e커머스 이용자가 늘었다는 뜻.

e커머스 시장 반영하기 어려운 구성 종목
무늬만 'e커머스 ETF'…언택트 시대에도 수익률은 '글쎄'

HANARO e커머스의 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카카오 (47,300원 ▼100 -0.21%)(22.23%)와 네이버(21.08%)가 전체 약 44%를 차지한다. 두 기업 모두 e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지만, 쿠팡,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위메프 등 e커머스 전문 업체로 보긴 어렵다.

지난해 실적 발표에 따르면 e커머스 사업 부문인 네이버쇼핑이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정도다. 카카오 e커머스가 포함된 톡비즈 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 약 21%다. 순수 e커머스 사업만 분리하면 매출 비중은 더 줄어든다.

나머지 구성 종목도 마찬가지다. 자산 비중 3% 이상 구성 종목 중 인터넷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 (57,600원 ▲600 +1.05%)(5.9%), 종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을 운영하는 이마트 (63,100원 ▲100 +0.16%)(5.84%)와 신세계 (162,900원 ▼1,100 -0.67%)(4.34%)가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담고 싶어도 담을 e커머스 종목이 없다"
그렇다고 구성 종목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 국내 상장된 e커머스 전문 업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를 자회사로 둔 지어소프트 (7,420원 ▼30 -0.40%) 정도다.

상장사인 SK텔레콤 (51,300원 ▲300 +0.59%)이 오픈마켓 11번가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전체 3.3%에 불과하다. 결국 배송업체와 전자결제 등 e커머스와 연관 사업 밖에 없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 간 e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업계에서도 관심이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담고 싶어도 담을 종목이 없는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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