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탓 아냐"→"내 책임" 사흘만에 말바꾼 아베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오진영 인턴기자 2020.04.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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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 도쿄 소재 총리 관저에서 정부 대책 본부 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하고 있다./사진=[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 도쿄 소재 총리 관저에서 정부 대책 본부 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하고 있다./사진=[도쿄=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 "모든 정치 판단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을 바꿨다. "내 책임이 아니다"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은 지 사흘만이다.



아베 총리가 일본 언론들에게 서면 답변을 보내 "긴급 사태 선언과 관련 정치 판단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밝혔다고 TBS 뉴스가 10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도쿄와 오사카 등을 포함한 7개 지방자치단체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한 이탈리아 기자가 '코로나 확대를 억제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책임지겠느냐'고 질문하자 "최악의 사태가 돼도 내 책임은 아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일본 국민민주당의 17선 중의원인 오자와 이치로 의원은 이를 두고 "국민이 아무리 희생되더라도 절대로 자신만은 그만두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너무 야비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저널리스트 가마다 야스시도 "총리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7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미처 답하지 못한 질의엔 추후 서면으로 답을 대신하기로 했는데,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발언을 수정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생명을 위협당하는 최악의 사태에 이르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여전히 자신이 코로나 관련 대응책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의 여론은 정 반대다. 9일 마이니치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발표한 긴급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적 반응이 무려 70%에 달했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44%에 그쳐 '지지하지 않는다(42%)'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일본에선 일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이틀 연속 500명대를 기록하는 등 그 기세가 거세지고 있다. 후생노동성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발표를 종합해 NHK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30분 기준 520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기록한 하루 최다 확진자 515명을 넘어섰다. 총 누적 화진자는 6204명(다이아몬드 프린세스 712명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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