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면 코로나 꺾인다?…지금 여름인 호주를 보니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04.1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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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산에도 지난달 20일 호주 시드니 인근 본다이 비치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모습(위 사진). 아래 사진은 정부의 폐쇄명령이 내린 같은 달 21일의 모습이다. /사진=신화·뉴시스코로나 19 확산에도 지난달 20일 호주 시드니 인근 본다이 비치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모습(위 사진). 아래 사진은 정부의 폐쇄명령이 내린 같은 달 21일의 모습이다. /사진=신화·뉴시스


미국 과학·공학·의학 한림원(NASEM) 소속 학자들이 최근 백악관에 "여름이 돼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NASEM이 최근 켈빈 드록마이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에게 9쪽 분량의 보고서를 보내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여름이 온다고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명확하게 예측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NASEM은 보고서에서 "고온과 높은 습도에서 바이러스 생존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가 일부 있지만 한계도 뚜렸했다"고 경계했다. 일부 따뜻한 곳에서 코로나19 사례가 더 적다는 사실이 발견됐지만 기온이나 습도와 코로나19 간 연관성을 단정지을 결정적인 근거는 없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기후보다 인간 행동이 코로나19 전염에 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특히 남반구라 현재 더운 여름인 호주나 이란 등을 예로 들며 "기온과 습도의 변화에 의지하기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인간 행동'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혅 호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108명, 사망자는 51명이며 이란은 6만6220명, 사망자는 4110명이다. 이외에도 인도(확진자 수 6725명),말레이시아(4228명), 필리핀(4076), 인도네시아(3293명) 등으로 더운 나라도 코로나19 감염에서 예외는 아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카심 부카리 미 매사추세츠 공대(MIT) 연구자는 뉴욕타임스에 "특히 미국에서는 여름에도 (계절의) 영향이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러스를 실질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름이 되면 바이러스가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반면 더워져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안 꺾일 것이라는 예측은 최근 유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광시장족자치구나 싱가포르 등 열대 지역에서도 높은 전파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감염자 격리와 휴교, 직장 내 거리 두기 같은 조치가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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