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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전자 해독한 韓 과학자…알고보니 노벨상 유력 후보자?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4.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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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빛내리 교수/사진=IBS, 아산사회복지재단김빛내리 교수/사진=IBS, 아산사회복지재단




우리나라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RNA(리보핵산) 전사체를 모두 분석해 세계 최초로 공개해 전세계 방역 당국 및 의료진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51·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과 장혜식 연구위원 연구팀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공동연구팀이다. 연구팀을 이끌어온 김빛내리 단장은 마이크로RNA(miRNA)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매년 노벨상 유력 후보자로 이름이 거론돼왔던 국내 과학자다.

마이크로RNA는 단백질이 아닌 RNA상태로 존재하며 다른 유전자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세포 활동에 질서를 부여하는 세포 내 ‘경찰’과 같다. 인간 몸속에는 200종 이상의 마이크로RNA가 있으며, 생물체의 탄생과 성장, 노화, 사멸 등 대부분의 생명 현상에 관여한다.



마이크로RNA가 현대 들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암 발생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면 유전자 결함으로 야기되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해 진다. 김 교수는 특히 줄기세포와 암세포에서 RNA 기능을 규명, 네이처·사이언스·셀 등 세계 최상위 학술지에 1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하며 세계적 주목을 이끌었다.

매년 10월이면 그해 노벨상 수상자에게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된다. 그즈음 돼 국내에서도 빠짐없이 언급되는 인물도 김 교수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김 교수는 국내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선정하는 노벨상 유력 수상자 후보로 매년 거론된다. 지난해 재단이 선정한 ‘노벨상에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 17인’에 김 교수도 이름을 올렸다.

김 교수는 2009년 39살의 젊은 나이로 호암 의학상을 수상했다. 역대 수상자 중 가장 젊은 나이였다. 앞서 2007년에는 여성 과학자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레알 유네스코 세계 여성과학자상 수상했다. 김 교수는 예비 과학자들의 롤 모델로 꼽힌다. 특히, 전체 과학계 중 19%를 차지하는 여성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김 교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본인의 의지를 꺾지 않았고, 항상 안정보단 ‘도전’을 택해왔다. 그와 관련한 일화를 보면 김 교수의 아버지는 그에게 의대 진학을 권했다. 충분한 성적이 되었지만, 그는 서울대 미생물학과에 진학하며 과학도를 꿈꿨다. 그가 2001년 교수직을 맡았을 때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균류(곰팡이류)와 바이러스 분야를 뒤로 하고 새로운 길(miRNA)을 택했다. 연구비도, 함께 연구할 학생도, 경험도 없었다. 당시를 회상한 김 교수는 “초기에 두려움이 많았지만 뒤돌아보면 정말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구를 시작한 단 1년만인 2002년 miRNA가 2단계 절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것을 규명했다. 다음해엔 miRNA가 만들어지는 주요 경로를 자세히 다뤄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miRNA 연구에 집중하며 2015년, 2016년 2년 연속 miRNA 1차 전구체를 절단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드로셔-DGCR8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와 2차 전구체를 만들어내는 다이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규명, 셀지에 발표하는 쾌거를 거뤘다.

한때 김 교수는 연구자의 길에서 이탈한 적도 있었다. 그 내용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공개됐다. 김 교수가 남편 직장을 따라 작은 도시로 이주했던 1990년 무렵이다. 저널을 읽을 도서관도, 일할 연구소도 없었다. 여자는 정규직으로 일할 기회도 희박한 때다. 결국 과학을 그만두기로 마음먹고 김 교수는 법을 공부했었다. 김 교수는 연구 경력을 포기할뻔했던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희망을 잃고 있었죠. 하지만 너무 지루했어요. 그래서 다시 연구소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38세였던 지난 2007년에는 위암 선고를 받고 연구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약물치료로 암을 극복한 그는 인류 암 정복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회복 후 연구실로 복귀한 김 교수는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구할 시간이 더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남은 인생을 더 쪼개 써야겠습니다”

한편, 김 교수는 9일 코로나19 바이러스 RNA 전사체 분석을 통해 바이러스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한편, 기존 분석법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던 RNA들을 찾고, 바이러스의 RNA에 화학적 변형(최소 41곳)이 일어남을 발견했다. 향후 바이러스 진단 및 새로운 코로나19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단서를 제공한 것이다. 이를 통한 바이러스의 병원성 이해와 함께 진단용 유전자증폭기술(PCR)을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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