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WHO사무총장, 中압력 견디고 대만오시길"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04.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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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외교부, 인종차별 당했다는 WHO 총장에 공식 사과 요구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올린 트위터 게시물/사진=트위터 화면 캡처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올린 트위터 게시물/사진=트위터 화면 캡처


대만 정부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인종차별적 모욕'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본인의 SNS에 "대만이 국제사회에서 인종차별 공격을 펼친다는 주장에 대해 강력 항의한다"면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압력을 견뎌내고 대만으로 와서 대만의 코로나19 퇴치 노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대만은 언제나 모든 종류의 차별에 반대해왔다. 수년간 우리는 국제기구에서 제외돼왔고, 차별받고 소외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가장 잘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번 기회를 빌어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을 대만으로 초대해 대만 사람들이 세계와 얼마나 잘 교류하고 세계에 기여하는지 그가 스스로 느껴봤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고, 우리의 성과는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정치적인 계산에 따라 WHO에서 배제됐지만,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책임을 다해왔다. 대만은 코로나19 팬데믹 피해가 큰 국가에 마스크와 의료장비를 기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만약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압력을 견뎌내고 대만으로 와서 대만의 코로나19 퇴치 노력을 본다면, 대만 국민들이야말로 불공정한 대우의 진짜 희생자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은 중국의 견제로 WHO 회원국 지위도 얻지 못했다. 대만을 중국의 영토로 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은 2016년 WHO에 압력을 넣어 대만의 '옵서버 자격'마저 잃게 만들었다.

앞서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을 펼치면서 인종차별 모욕은 물론 살해 위협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을 콕 집어 거론했다.


그는 "흑인이라는 인신공격성 비난이 2~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 공격은 3개월 전 대만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대만 외교부도 이를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9일 AFP통신에 따르면 대만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발언을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대만 외교부는 "(사무총장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주장"이라며 "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우리 국민들이 WHO 사무총장을 개인적으로 공격하도록 선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대만과 WHO는 충돌을 보여왔다. WHO가 코로나19 발발 초기에 대만의 정보 제공 요청을 거절했다는 것이 대만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트라우마가 강한 대만은 중국과 WHO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할 때 우한에 바이러스 전문가를 파견해 조사를 벌이는 등 강력 대처해 초기 발발을 억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대만의 누적 코로나19 감염자수는 379명, 사망자수는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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