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그라시움에서 본 고덕 아트레온 주출입구 /사진=송선옥
지난 9일 찾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상가. 지난해 9월 4932가구 입주로 수십개의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영업중이었지만 막상 손님이 있는 사무소는 보기 드물었다.
고덕 그라시움 84㎡ 전셋값 "6억원 밑은 없어"
실제로 2018년 12월말부터 송파구 가락동에서 951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 ‘헬리오시티’가 입주하자 송파구 KB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0.7에서 3월 중순까지 99.2로 0.9포인트 떨어졌다. 입주 충격이 두달 넘게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래미안 솔베뉴’(1900가구)를 시작으로 ‘고덕 그라시움’과 12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1859가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지난 2월 ‘고덕 아르테온’ 등 일년도 안돼 1만4500여가구 입주한 고덕 지구는 정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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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해 8월 3.3㎡당 1711만1000원이었던 강동구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지난 3월 1750만2000원까지 상승했다. 7개월만에 40만원 가량 오른 것.
고덕 아르테온 전용면적 84㎡(이하 전용) 전셋값은 5억5000만~6억5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고덕 그라시움 84㎡도 비슷한 가격대다. 입주가 빨라 아르테온보다 물건이 더욱 없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그라시움 입주 초기 4억8000만원에 실거래된 84㎡ 전세 물건도 있었지만 지금은 집주인들이 무조건 6억원 이상을 부른다.
지난해부터 1만4500여가구가 들어섰는데도 고덕의 전셋값이 이렇게 굳건한 이유는 우선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이 크게 늘면서 예상과 달리 시장에 나온 물건이 굉장히 적었기 때문이다.
고덕 그라시움 단지 내부 /사진=송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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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지구 위치도
규모나 입지로 볼 때 그라시움과 아르테온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두 단지 모두 서울지하철 5호선 상일역을 접하고 있다. ‘아르테온’ 84㎡ 입주권이 입주전인 지난 1월 15억원(11층)을 찍었다. ‘그라시움’ 같은 주택형이 지난 2월 14억9000만원(24층)에 실거래됐다.
그라시움은 단지 주차장에서 지하철이 연결되고 각 층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가 설치돼 있어 생활에 편리하다는 평가다. 재건축 이전인 고덕2단지도 전철 이용이 편해 가장 가격이 높았다. 수영장 등이 커뮤니티 시설에 있지만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려면 4~6차선 도로를 건너야 하는 동이 있다. 강덕초 고덕초 고덕중 학군인데 강덕초의 경우 한반 정원이 40여명에 달해 과밀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르테온은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 글래스월을 적용한 특화외관, 남향 배치 등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입주와 함께 40학급, 1215명 정원 규모의 고현초등학교가 신설돼 입주민의 만족도가 높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고현초는 지난 3월 개교했으나 코로나19로 아직 개학을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상일여중·고 한영중 한영외고 등이 인근에 있다. 평지 대규모 단지임에도 필로티가 적어 저층 가구의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고덕센트럴푸르지오’(656가구) 2021년 2월 ‘고덕자이’(1824가구) 등이 입주하면 고덕 지구가 서울의 핵심 대규모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서울 공급이 제한적인데 반해 서울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신축 지역이라는 점이 집값을 지탱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고덕자이 건설 현장 /사진=송선옥 기자
아르테온 인근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녹지가 많아 쾌적한데다 유흥시설이 거의 없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입주 물량이 아직 남아 있으나 서울시내 신축 공급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가격이 지금보다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