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방석 커녕 코로나 직격탄' 에어비앤비, 1.2조 손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김수현 기자 2020.04.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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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불투명, 매출 급감, 대량해고 예고…10억달러 10% 고금리에 조달

/사진=AFP/사진=AFP


올해 상장만 하면 500억달러(약 60조6400억원) 돈방석에 앉을 것으로 여겨졌던 에어비앤비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올상반기에만 10억달러(약 1조2100억원)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글로벌 항공·여행산업 붕괴로 상장(IPO) 일정은 불투명해졌다.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만기는 올연말로 다가온 가운데,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 좀 더 일찍 상장을 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19의 종식 시기를 알 수 없고, 한동안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시기가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항공·여행업계의 수요 회복 시기는 가늠조차 힘들다. 올블루캐피털의 맷 노박 파트너는 "올해내 에어비앤비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량 해고도 예고돼있다. 지난달말 화상회의에서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체스키 CEO는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했다.

자금 조달도 난관에 부딪혔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사모펀드 회사인 실버레이크와 식스스트리트파트너스로부터 1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하면서 10%의 고금리를 적용받았다.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 권리도 부여받았으며, 고정비용을 대폭 줄이고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WSJ은 에어비앤비가 1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 에어비앤비는 상장 준비를 하다가, 체스키 CEO 등 공동창업자 3명이 강력 반대해 상장 계획을 접었다. 실적을 분기마다 공개하지 않고 운영하는 것이 회사 운영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투자자들은 2018년 상장했더라면 지금쯤은 수익을 내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에어비앤비의 가치는 500억~700억달러로 여겨졌다. 현재는 비용 상승에 따라 에어비앤비는 작년 6억74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비용은 매출을 상회했다. 에어비앤비 재무제표에 따르면 회사의 총 비용은 2017년 26억달러에서 지난해 53억달러로 증가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26억달러에서 48억달러로 늘어나 비용증가가 더 컸다.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에어비앤비는 전세계적으로 매출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선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단 1600건의 예약만 체결되며 두달새 수요가 96%나 감소했다. 같은기간 한국 서울과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예약은 40% 급감했다.

에어비앤비 미국 주요도시 객실 이용률은 3월 들어 20%대까지 추락했다. 미국 뉴욕, 시애틀, 오스틴 등의 객실 이용률은 지난해 말만 해도 50%를 넘었는데 넉달 사이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지속되면 이 세 도시의 객실 이용률은 올 여름 3~10% 수준까지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6일 유학생과 장기출장자를 위한 장기숙박 서비스에 보다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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