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외국인투자 유치도 비상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20.04.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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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FDI 신고액 추이./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분기별 FDI 신고액 추이./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확산에도 올 1분기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신고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가 3분기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한국의 최대 투자국인 EU(유럽연합)·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하고 있어 6년 연속 연간 200억달러 목표 달성을 낙관하기 어렵다.

1분기 FDI 32.7억불…10년 평균 못 미쳐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진자가 36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25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G타워 로비에 설치된 세계지도 앞에 마스크를 착용한 한 남성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20.3.25/사진=뉴스1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진자가 36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25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G타워 로비에 설치된 세계지도 앞에 마스크를 착용한 한 남성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20.3.25/사진=뉴스1


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1~3월 FDI 신고액은 32억7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3.2% 늘어난 금액이다. 신고된 FDI 가운데 실제 송금된 도착액은 24억1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7.8% 줄었다.

1분기 FDI 신고액은 호(好)실적은 아니다. 1분기 기준으로 지난해(31억7000만달러)를 제외하면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평균(34억100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실적을 긍정적으로 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3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도 이어갔다. 예상보다 코로나19 확산이 1분기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홍콩·싱가포르·대만·말레이시아 등 중화권으로부터의 FDI 신고액이 14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72.3% 급증했다. 중국발 신고액이 9000만달러에 그쳤지만 다른 국가 투자가 활발했다. 미국발 신고액도 3억7000만달러로 136.8% 늘었다. 반면 EU는 7억5000만달러, 일본은 1억3000만달러로 각각 24.4%, 50.2% 줄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6억2000만달러로 48.7%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은 26억5000만달러로 37.8% 늘었다. 유형별로는 그린필드형 투자가 18억7000만달러로 13.4% 줄었고, M&A(인수합병)형 투자는 14억달러로 39% 증가했다.


연간 200억불 유치 기록, 6년 만에 깨지나
5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2019 외국인투자주간' 개막식에서 권평오 코트라 사장(앞줄 오른쪽 다섯번째)이 주요 참석자들과 개막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2019.11.5/사진=뉴스15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2019 외국인투자주간' 개막식에서 권평오 코트라 사장(앞줄 오른쪽 다섯번째)이 주요 참석자들과 개막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2019.11.5/사진=뉴스1
1분기 실적이 다소 선방했지만 앞으로 전망은 어둡다.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투자심리·여력이 위축이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월평균 1200건에 달했던 국경간 M&A 거래는 올 2월 874건, 3월 385건으로 축소됐다.

특히 지난해 1, 2위 FDI 투자국이었던 EU, 미국이 영향권에 들어 국내 FDI 유치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FDI가 2020~2021년 30~4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초 5~1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는데 코로나19가 동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하자 더 낮춰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FDI 200억달러 유치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연간 FDI 신고액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200억달러대를 유지했는데, 6년 만에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미국·EU 등 주요 투자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2분기부터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투자유치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외국 기업인에게 한국의 대응 상황을 빠르게 알리고, 진행 중인 투자에 차질이 없도록 인허가·환경·인력·장비 통관 등 어려움을 적극 해소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미국·EU 등 주요국 대상 투자유치 활동(IR)을 통해 '안전한 투자처'로서의 대한민국을 알릴 방침이다. 비대면(언택트·Untact) 특수를 보고 있는 이커머스, 디지털기기,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분야와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진단키트 등 바이오·의료분야 투자 유치에도 중점을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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