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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900억어치 산 개미들, 돈 벌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4.0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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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900억어치 산 개미들, 돈 벌 수 있을까?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증시 급락에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는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호텔신라 (80,200원 1300 -1.6%)가 유독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형 기업은 언젠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개인 순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개인들은 호텔신라를 약 900억원어치 사들였다.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 상위권이다. 외국인들이 약 1000억원을 팔아치웠고, 기관들은 120억여원 사들였다. 같은 기간 주가는 8만1400원에서 7만3800원까지 9.3% 하락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 전반이 침체하면서 호텔 사업과 면세점 사업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점을 감안하면 개인 순매수세 덕에 주가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집중 매수하는 전형적인 '동학개미'의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 이모씨(31)는 "언젠가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면세점 사업 등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주가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여행객 숫자가 급감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결혼이나 세미나 등의 행사들도 취소되는 추세다. 호텔과 면세점 사업 모두 사상 초유의 불황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면세점 관련 종목들도 올해 들어 20% 이상의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호텔신라는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내 면세점은 온라인 비중이 50%까지 확대되며 매출 감소를 일부 상쇄한 반면, 국내 및 홍콩 등 공항의 매출 감소가 90%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호텔도 평균 70%의 투숙률 감소가 추정돼 1분기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IBK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11만3000원에서 10만원으로, 삼성증권은 12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호텔신라의 실적과 주가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영업손실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황이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호텔신라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수요가 폭발하면 상위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주가가 이미 코로나19 관련 우려를 모두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만큼 섣불리 호텔, 면세점 관련 종목의 미래를 전망하기는 어렵다"며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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