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권고사직…한세·신원·형지 "코로나발 구조조정 영향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4.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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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통상 30명 퇴사...수출·내수 모두 타격 '내우외환' 섬유·패션업계 '허리띠 조르기'

코로나19 충격에 글로벌 의류 소비가 얼어붙자 패션업계발 구조조정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내수시장 중심의 패션 브랜드 업체의 1분기 매출이 반토막난 가운데 미국·유럽에 의류를 수출하는 벤더사들은 수출길이 막히며 구조조정 우려가 현실화됐다.



◇"수출길 막혔다" 의류벤더업계 인원 감축=미국과 유럽의 패션 매장이 한 달 넘게 문 닫으면서 글로벌 주요 패션 바이어의 주문 취소와 선적 보류로 의류벤더사들의 상반기 매출이 증발해버렸다.

해외 바이어 주문 취소 여파에 신성통상은 최근 수출사업부(의류 벤더사업)의 직원 22명을 권고사직 처리했다. 자발적으로 퇴사한 7명을 포함해 30명이 회사를 나간 것이다. 수출사업부 전체 직원은 220명인데 10% 넘는 인원이 사직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 집중된 바이어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선적 보류와 주문 취소를 단행하면서 수출사업부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며 "지난해 주문이 3억5000만 달러였는데 올 들어 2억 달러가 취소되면서 어쩔 수 없이 권고사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공장은 모두 문을 닫았고 언제 재가동될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의류벤더 빅3 중 하나인 한세실업도 지난달 진행 중이던 신입사원 공채를 1차 면접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유로 돌연 중단 결정을 내렸다. 한솔섬유도 4월 발표 예정이던 승진 인사를 보류하는 등 코로나19 충격이 현실화되는 중이다.

◇패션업계發 구조조정 본격화=내수시장의 패션 브랜드 업체들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에 1분기 매출이 주저앉았다. 매장 점주들 사이에서는 "매출 50% 하락이면 양호한 수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내점객이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배우진 대표는 지난 2일 인력 감축 계획을 암시하는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전송하는 실수를 범했다. 배 대표는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장님께서 인사 구조조정에 관심이 많다"며 "보고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꼭 추진을 부탁한다"고 써 사회적 논란이 됐다.

유니클로 측은 "유니클로는 인적 구조조정을 공식적으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에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이 겹쳐,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패션 대기업 중에서는 LF가 선제적으로 임원 급여 30%를 삭감하는 조치를 내렸다. 그밖에 패션그룹 형지의 학생복 업체 형지엘리트가 본사 직원 5명을 감축했고 브랜드 업체 형지I&C는 일부 직원에 대한 무급휴직을 실시 중이다. 패션업체 신원도 해외사업부를 축소하고 직원 7명을 정리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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