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거래량이 몰리면서 괴리율이 큰 폭으로 뛴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은 지난달 ETN 발행한도를 대폭 확대한 가운데 이달 하순부터 정상가격으로 안정화될지 주목된다.
특히 삼성증권이 발행한 '삼성레버리지 원유선물ETN'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8일까지 16일째 매일 수 천만에서 최대 2조에 달하는 거래량 집중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레버리지형 상품의 특성상 최대 60%까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데 지난 6일 이 상품은 무려 43.79%까지 가격이 치솟으며 괴리율도 대폭 확대됐다.
그동안 ETN은 증권사의 신용을 담보로 지수수익률만큼 투자자에게 수익을 보장하는 신용상품으로 괴리율 문제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거래량이 몰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ETF보다 후발주자인 ETN은 차별성을 갖기 위해 레버리지 상품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유가의 단기급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레버리지ETN에 쏠리면서 증권사들이 가진 물량으로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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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유동성공급자(LP)…"넣자마자 녹아내린다"
3월중 이 LP들의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추가로 가격조정을 위한 ETN물량을 수 천만주를 상장해도 며칠만에 개인투자자들이 싹쓸이하며 도저히 괴리율을 잡을 수 없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ETN시장을 보면서 이정도로 거래가 늘어난 적이 없었다"며 "추가로 물량을 넣어도 금세 녹아내린다"고 밝혔다.
결국 LP물량이 소진된 증권사들은 발행한도 확대에 나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투와 삼성증권은 지난달 ETN의 발행한도를 각각 4조원과 2조원으로 늘리는 일괄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일괄신고서는 ETN을 추가발행할 때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로 1년 동안의 한도를 정해 추가서류제출만으로 채권발행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신한금투와 삼성증권은 당초 올해 ETN발행한도를 각각 5000억원과 1조원으로 잡았지만 3월 중순에 모든 물량이 소진되면서 최대 8배로 한도를 늘려 추가상장을 통한 괴리율 해소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일괄신고서 제출 이후 15영업일의 효력발생 기간이 필요해 오는 20일 신한금투, 22일 삼성증권의 한도가 늘어난다. 다만 발행한도 확대 이후 가격조정을 위한 물량을 단기간에 내놓지는 않을 전망이다. 각 증권사의 전략에 따라 단계적인 시장가격 조정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까지의 '공백'…거래소가 꺼내든 '거래정지' 카드
거래소 전경 / 사진제공=뉴스1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밤 보도자료를 통해 ETN의 괴리율이 일정수준 확대될 경우 매매거래정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기습발표했다.
매매거래정지 기준은 정규시장 매매거래시간 종료시 실시간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괴리율이 5매매거래일간 연속해 30%를 초과하는 경우다. 이는 8일부터 시행되며 매매거래정지 기준에 해당할 경우 그 다음날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즉 8일부터 14일, 5일동안 괴리율이 30%를 넘는 경우 16일 하루동안(15일은 총선일로 휴장) 관련 상품의 매매거래가 중지된다는 뜻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가 상장지수증권을 지표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하면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