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동영상을 보는 구독자들은 "억 단위로 화끈하게 명품을 쇼핑하는 데서 시원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한다.
◇"명품은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 지금, 플렉스(FLEX)하라=한국에서 명품이 잘 팔리자 명품업체들은 가격을 줄기차게 인상하고 있다. 계속된 가격 인상에도 국내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명품은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며 높은 소비열기를 보여준다.
루이비통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 경제가 크게 침체되는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3월 4일 루이비통코리아는 핸드백을 비롯해 지갑, 쥬얼리 등 전체 제품의 3~4% 인상했다. 지난해 11월15일 전체 제품의 가격은 한 차례 인상한데 이어 또 가격을 올렸다.
지난 4월4일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 구찌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사진=오정은 기자
명품업체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본사의 글로벌 가격 정책 변화 △환율 변동 △제품 원가 상승 △최저 임금 상승 등을 든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수요가 줄지 않고, 오히려 가격을 올린다고 하면 더 많이 산다"고 말한다. 실제로 가격 인상 직전, 백화점 명품 매장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오늘 사야한다"는 팁을 알려줘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베블런 효과'(가격이 오르는 데도 과시욕이나 허영심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로 수요가 줄지 않기에 명품업체의 가격 인상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은 부유층에 국한됐던 베블런 효과가 이제 전 계층으로 확산된 것이다.
◇명품 권하는 사회…"명품백 아니면 차라리 에코백"=명품백은 이제 직장인 여성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드는 가방으로 대중화됐다. 20~30만원대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보다 몇 달 치 용돈을 모아, 또는 12개월 할부로 300만원대 가방을 사는 더 큰 만족을 준다. 명품 구매의 대중화는 20대 대학생은 물론, 부모님 카드를 들고 명품관을 찾는 10대까지 확산됐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젊은 세대가 '고가의 물건은 내가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몇 달치 월급을 모아서라도 원하는 것을 산다"며 "이제는 나를 위해 특별한 것을 꼭 사겠다는 '포미(For-me)족'들이 많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요즘 1020세대는 '나'를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남들의 시선을 굉장히 많이 의식하면서 유행을 좇는다"며 "남들 다 가지고 있는데 나도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체면 문화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고 분석했다.
(왼쪽) 샤넬 코코핸들백은 466만원 (오른쪽)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에코백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보통 1만원 정도 가격에 팔리고 있다/사진=샤넬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쇼핑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