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이런 리더십이 있었다"…주목받는 정은경 본부장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4.0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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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6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질본 제공) 2020.04.06.   photo@newsis.com[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6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질본 제공) 2020.04.06. [email protected]


"저는 그 분 목소리만 들어도 안심이 돼요.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차분하게,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 주시잖아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요. 앞으로 더 큰 일을 맡으셨으면 좋겠어요."(50대 K씨)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잘 극복하고 있는 모범국으로 한국이 꼽히는 가운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정 본부장님은 참 믿음직스럽다"는 칭찬이 쏟아진다. 온라인상에서도 그에 대한 찬사가 줄을 잇는다.

"차분하고 진중하게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고 계시는 본부장님 존경합니다" " 최고, 최고, 국민이 인정" "정 본부장에게 훈장을 수여해야 한다" 등의 반응들이다.



국내는 물론 외신에서조차 정 본부장을 주목한다. 리더십 전문가인 샘 워커는 지난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연재칼럼에서 '조용하지만 능력 있는 2인자들이 있어 감사하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 본부장을 집중 조명했다.

그는 "정 본부장이 지난 1월 첫 브리핑 때 입었던 깔끔한 재킷은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의료용 옷으로 대체됐고, 머리를 다듬지 않기 시작했다. 정 본부장은 거의 자지 못하며 퇴근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2월 중순 정 본부장이 자신의 안녕보다 대중을 보호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는 건 아주 명백했다"며 "3주 전만 해도 정 본부장의 이름을 몰랐던 사람들은 소셜미디어(SNS)에 (정 본부장을)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일선에서 진두지휘했던 정 본부장이 마치 정치인들처럼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 본부장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리고 SNS를 피하며(하지 않으며)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한다"며 "그의 '빅토리 랩'(우승자가 경주 후 트랙을 한 바퀴 더 도는 것)은 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도 정 본부장의 일관된 논리, 정확한 정보 분석, 침착한 대처 능력이 강력한 치료제가 됐다"라며 "바이러스가 한국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을 때 국민은 그를 신뢰했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에 대한 지나친 비관도, 지나친 낙관도 늘 경계하며 사실을 정확하게 분석해 알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전날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째 50명 이하를 유지했을 때도 "하루 수치를 보고 낙관적인 기대를 하는 것은 굉장히 경계한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또 코로나 사태 이후 하루 1시간 정도의 쪽잠만 자며 질병관리본부(질본)를 지휘하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여왔다. 그는 브리핑 때 한 기자가 "몇 시간이나 자느냐"고 질문하자 "1시간 이상은 잔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자화자찬도 경계한다. 연일 외신이 그를 조명하며 세계 각국에서 칭찬이 쏟아지지만 "노력하겠다"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질본을 찾아가 격려하고 특식을 제공한 뒤 "질본은 좀 더 자신 있게, 당당하게 질본이 이룬 성과를 말씀해도 좋다"고 칭찬했을 때도 정 본부장의 태도는 일관됐다.

그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극복 후 노무현 대통령님과 평가대회를 하는 과정에서 질본이 만들어졌다"며 "더 노력하고 분발하겠다. 항상 믿고 격려해주시는 것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 본부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 보건학 석사와 예방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 질병 분야 최고 전문가다. 2010년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 2012년 응급의료과장, 2014년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등을 거쳤으며 2017년 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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