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13포인트(0.12%) 내린 2만2653.86에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27포인트(0.16%) 하락한 2659.4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5.98포인트(0.33%) 떨어진 7887.26을 기록했다.
이날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전날 하루 뉴욕주에서 코로나19로 73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 4일 630명까지 치솟은 뒤 5일 594명, 6일 599명 등으로 사망자 증가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다시 크게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뉴욕에서 코로나19 사태 정점 통과 기대감이 급속히 사그라들었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한국시간 8일 오전 7시 현재 미국 전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8만6817명, 사망자는 1만228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5000명 이상이 뉴욕시를 포함한 뉴욕주에서 나왔다.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폭락한 점도 증시에 악재가 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 대비 2.45달러(9.4%) 급락한 배럴당 23.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미온적 감산 의향에 산유국 사이 감산 합의가 불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유가 급락을 불러왔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의 산유량 전망치를 하루 1176만 배럴로 당초 전망치 대비 120만 배럴 내려잡았다. 이는 당초 시장이 기대한 220만 배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일로 예정된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들의 모임) 긴급 회의가 감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사우디와 러시아는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위해선 미국이 감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의견 차이로 감산 합의에 실패했던 OPEC+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개입으로 당초 6일 화상 회의 개최에 합의했으나, 사우디와 러시아가 또다시 신경전을 벌인 끝에 일정이 9일로 미뤄졌다.

전문가들은 이날 국내 증시는 유가 급락, 미 증시 약세 등으로 조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EIA의 OPEC+ 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으로 급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 매물 출회로 미 증시가 하락한 점 역시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서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 그동안 코로나 공포로 하락했던 리조트, 여행 업종등이 상승을 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를 고려해 국내 증시는 조정이 예상되나, 일부 개별 종목은 강세를 보이며 종목 장세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서프라이즈는 글로벌 매크로 환경, 수요동력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의 차별적인 서버용 제품 수요 강세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견인한 것"이라며 "이를 한국 산업 및 기업 전반의 긍정적인 이슈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10배에 근접했는데, EPS(주당순이익) 조정을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PER 상승은 추가 주가 반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올해 코스피 EPS 증가율 예상치는 63.2%인데, 이는 1분기 실적 발표 중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