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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버텨낸 삼성전자, 그 뒤엔 14만원짜리 이 칩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04.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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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달러(약 14만원)짜리 반도체 칩이 코로나19의 위기에서 삼성전자를 지켜냈다."

7일 삼성전자 (49,900원 650 +1.3%)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자 시장에선 이런 분석이 나왔다.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은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 시장 평균 예상 영업이익(6조948억원)을 3000억원 이상 웃도는 실적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6조2333억원)보다도 2.7% 늘어난 성적표로 시장이 모처럼 웃었다.



1분기 영업익 6.4조…'C쇼크' 떨쳐낸 반도체


코로나 버텨낸 삼성전자, 그 뒤엔 14만원짜리 이 칩


실적 선방의 원동력은 이번에도 반도체였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최대 4조원대로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코로나 우려를 떨쳐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2018년 메모리반도체 초호황을 이끌었던 서버용 D램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6달러까지 떨어졌던 서버용 D램 가격(32GB 모듈 기준)이 올 3월 121달러(약 14만5000원)로 3개월새 14% 넘게 올랐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의 서버가 끊기는 현상이 지속되자 미국·중국 클라우드업체들의 서버용 D램 구매가 크게 늘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14만원짜리 서버용 D램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을 떠받친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이 20% 정도 더 오를 것으로 본다.



수요부진 늪 본격화…美·유럽 부진이 불안요소


코로나 버텨낸 삼성전자, 그 뒤엔 14만원짜리 이 칩
당초 시장에서는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낮았다. 지난해 1분기보다 이익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이었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5220억원까지 낮췄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그만큼 위중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삼성전자의 국내외 37개 생산거점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멈춰섰다.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3억대)의 40%를 만들어내는 인도 노이다 공장의 가동 중단 소식이 시장에 미친 충격도 컸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스마트폰·TV·가전 부문의 시장 수요가 급감하는 데 따른 우려도 컸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연초 코로나 광풍이 휩쓴 중국보다 3월부터 코로나 영향권에 든 미국과 유럽시장이 더 중요하다.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의 주력 시장이기 때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이 북미와 유럽을 향하면서 IM(IT&모바일)부문에 타격이 집중되는 분위기"라며 "연초 32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던 갤럭시S20 판매량이 2000만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불확실성 고개…"서버용 D램이 관건"


코로나 버텨낸 삼성전자, 그 뒤엔 14만원짜리 이 칩
업계의 관심은 2분기 실적으로 빠르게 옮겨간다. 시장에선 스마트폰 등 IT제품 수요 급감에 따른 반도체 수요 저하가 이르면 2분기 말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면 반도체 수요도 약해질 수 있다"며 "올해 메모리반도체 평균판매가격 증가폭이 기존 전망을 밑돌거나 아예 마이너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영향이 2분기를 넘어 연간 실적까지 끌어내릴 조짐도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35조1000억원에서 30조1000억원으로 14.2% 낮춰잡았다.


시장 관계자는 "3월을 기점으로 시작된 스마트폰·TV·가전 부문의 타격을 반도체가 얼마나 만회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클라우드업체의 서버용 D램 수요가 실적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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