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명 봉쇄 풀리는 우한, 2차 환자 폭발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20.04.07 14:03
글자크기

8일 자정 우한 봉쇄 해제…무증상 감염자 우려에 출입 통제는 유지

[우한=AP/뉴시스] 중국 우한에서 5일 한 남성이 코로나19로 출입이 제한됐던 곳에 설치됐던 장벽을 치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한은 8일 0시부터 봉쇄령으로부터 해제된다. 2020.04.07[우한=AP/뉴시스] 중국 우한에서 5일 한 남성이 코로나19로 출입이 제한됐던 곳에 설치됐던 장벽을 치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한은 8일 0시부터 봉쇄령으로부터 해제된다. 2020.04.07


[우한=신화/뉴시스] 중국과 유럽을 잇는 국제 화물 열차가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떠나고 있다. 이 화물열차에는 유럽으로 가는 방역물자 등이 실려있다. 2020.03.28[우한=신화/뉴시스] 중국과 유럽을 잇는 국제 화물 열차가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떠나고 있다. 이 화물열차에는 유럽으로 가는 방역물자 등이 실려있다. 2020.03.28
전체를 위해 강요된 희생, 코로나19 낙인 찍힌 우한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지난 1월23일 내린 봉쇄조치가 두달반만에 오는 8일 오전 0시 풀린다.

우한에 갇혔던 9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의 이동이 허용됨에 따라 우한 시민을 매개로 한 2차 환자 폭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정부가 8일 자정을 기해 우한의 봉쇄가 푼다. 항공기와 기차 등의 운영을 전격 중단하며 도시 봉쇄에 들어간 지 76일 만이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 지역에 대한 봉쇄조치는 2주 전인 지난달 25일부터 해제됐다.

우한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은 확연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하룻동안 우한에서는 신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1월20일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공식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이 지역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8일부터 5일까지 우한 지역에서는 매일 한자릿수 사망자가 나왔다.



중국 정부가 우한에 대한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이 지역은 참담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6일 현재 우한지역의 확진자는 5만8명, 사망자는 2571명으로 중국 전체 확진자의 61%, 사망자의 77%를 차지한다. 후베이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확진자의 83%, 사망자의 96.4%가 이곳에서 나왔다. 우한의 코로나19 치명률은 5.14%였는데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전역의 치명률 0.86%보다 6배나 높았다.

사회주의 체제에서나 가능한 혹독하고 강압적인 제한 조치도 실시됐다. 외부 뿐 아니라 후베이성 내부의 이동도 통제됐다. 주택단지에 대한 폐쇄조치와 성 전역을 대상으로 외출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도시가 봉쇄되고 환자가 속출해 의료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병으로 사망한 이들의 숫자도 많을 것"이라며 "봉쇄에 따른 후유증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우한을 봉쇄하면서 이곳 출신들에겐 코로나19라는 낙인이 찍힐 수밖에 없다"며 "경제활동이나 취업활동을 할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한=신화/뉴시스]4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식이 열려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이날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와 의료 종사자들을 애도하는 추모식이 열려 오전 10시에는 전 국민이 3분 동안 묵념하며 고인들을 애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망자가 2일 기준 사망자가 총 3318명이다. 2020.04.04.[우한=신화/뉴시스]4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식이 열려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이날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와 의료 종사자들을 애도하는 추모식이 열려 오전 10시에는 전 국민이 3분 동안 묵념하며 고인들을 애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망자가 2일 기준 사망자가 총 3318명이다. 2020.04.04.
무증상 감염자 2차 폭발 우려는 상존…출입 통제는 유지
현재 우한에서는 시내버스와 지하철의 운행이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 일부 쇼핑몰도 문을 여는 등 점차 정상화의 모습을 찾고 있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8일부터는 후베이성 밖으로 나갈 수도 있고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도시에 남겨진 이들의 이동은 여전히 불편하다. 우한시 방역지휘부는 최근 주택단지 출입통제를 엄격히 하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표했다. 통지문에 따르면 주민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외부 출입을 하지 않도록 유지하기로 했다.

방역지휘부의 담당자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한의 봉쇄가 풀린다고 해서 모든 경보가 해제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방제조치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통제조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핵산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무증상 감염자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어서다. 우한시에는 4일 현재 644명의 확진자가 있으며 아직 의학관찰중인 무증상 감염자가 682명이다. 현재 의학관찰중인 무증상 감염자는 중국 내에서 총 1033명이다.

리양싱 우한대 중난병원 호흡과 교수는 "상황이 나아지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할 정도로 경계심이 줄어든 사람이 적잖다"며 "이는 위험한 행동이며 봉인이 해제된 이후 인구의 이동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한의 무증상 감염자가 전체의 0.15~0.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무증상 감염자의 전염이 낮긴 하지만 여전히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양 교수는 "적게 모이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출근을 하더라도 현재의 통제 조치와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달여의 봉쇄에 지친 우한 시민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풀어야할 과제다. 건강시보에 따르면 장하이인 상하이 정신위생센터 주임교수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으니 생각이 과격해도 이해할 만하다"며 "기본적인 환경에 적응하고 특별한 의미가 없더라도 항상 무언가를 하면서 점차 자신의 상태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한=신화/뉴시스] 1일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우한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중국 도시다. 2020.04.02[우한=신화/뉴시스] 1일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우한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중국 도시다. 2020.04.0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