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3만8500원 vs 트레이더스 0원, 누가 이길까?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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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마트 트레이더스/사진제공=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연회비 3만8500원 vs 트레이더스 0원'

토종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무료 회원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코스트코와 멤버십 경쟁을 벌이게 됐다. 2010년 비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으로 시작한 트레이더스는 회비라는 장벽을 두지 않는 대신, 멤버십을 가입해 많이 쓰면 할인 혜택을 더 많이 주는 전략을 택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레이더스는 전용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을 본격 오픈했다.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트레이더스 멤버십 설정만 하면 특정 상품에 대한 별도 할인 혜택을 받게 되는 구조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결제 할인 쿠폰도 받는다.

트레이더스가 무료지만 회원제를 도입한 이유는 기존 고객을 록인(Lock-in·기존 서비스를 한번 이용하면 계속 이용하는 현상)하기 위해서다. 재구매율을 높이고 고객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토종브랜드 유료회원제, 왜 안될까
코스트코/사진제공=코스트코 홈페이지코스트코/사진제공=코스트코 홈페이지
트레이더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을 모티브로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유료 서비스 도입은 고려하지 않았다. 고객 관리를 위해 회원제가 필요하지만,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진입장벽이 생기고 기존 고객 이탈 등 반발이 심할 수 있어서다.

또 유료회원제라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코스트코를 벤치마킹해 만든 롯데 빅마켓은 유료회원제(연 3만5000원) 성과를 보지 못해 결국 오는 6월부터 유료회원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똑같은 유료회원제지만 코스트코는 전 세계적 유통망을 갖춘 바잉파워(구매력)가 있었기 때문에 '커클랜드'와 같은 품질좋고 저렴한 PB브랜드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반면 빅마켓은 우수한 상품을 소싱하는 데 실패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트레이더스는 무료회원제를 도입했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안호승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스트코의 약점이 유료 회원제이다보니 트레이더스는 이와 반대로 비회원제로 시작했는데, 지금 무료 회원을 도입한다는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트코는 연 3만8500원을 기꺼이 내면서 싼 가격에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는 메리트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며 "회원제를 도입했을 때 차별화된 편익을 만들지 못하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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