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도, 신천지도 무릎꿇렸다…이재명의 '속도전'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0.04.07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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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음식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광고 수수료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배민은 비판 여론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결국 공식 사과하며 한 발 물러섰다.

배민 사태뿐 아니라 과거 신천지를 상대로 한 긴급행정명령, 성남시장 시절 모란시장 개고기 시설 폐쇄 등 이 지사의 연이은 '사이다'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이재명 "독과점 배달 앱 횡포" 지적하자, 배민 "고개 숙여 사과"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배달의 민족 독과점 횡포와  관련해 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대책회의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지사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04.06.  semail3778@naver.com[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배달의 민족 독과점 횡포와 관련해 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대책회의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지사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04.06. [email protected]


배민 논란은 지난 1일 수수료 중심의 광고 상품 '오픈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불거졌다. 앱에서 주문이 성사되는 건에 대해서 5.8%의 수수료를 받는 체계다. 최상단 노출을 원하는 업체들이 '오픈서비스'로 몰릴 경우, 업체 입장에서 기존 월 8만8000원의 정액만 내면 됐다가 이제 매출의 5.8%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지사가 배민을 공개 저격했다. 이 지사는 4일 페이스북에 "기득권자의 횡포를 억제하고 다수 약자를 보호해 공정한 경쟁 질서를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독과점 배달 앱의 횡포를 억제하고 경쟁체계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고 썼다. 곧이어 배달앱 개발 계획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배달앱은 기술 혁신이 아닌 단순 플랫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배민 측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배민을 운영하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6일 입장문에서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재명 "이만희씨,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검체 채취를 위해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평화연수원을 찾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평화연수원을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만희 총회장은 이재명 지사를 피해 과천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03.02.     20hwan@newsis.com[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검체 채취를 위해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평화연수원을 찾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평화연수원을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만희 총회장은 이재명 지사를 피해 과천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03.02. [email protected]
이 지사의 과감한 대응은 신천지예수교가 코로나19(COVID-19) 확산의 중심에 있던 당시에도 주목 받았다. 지난달 2일 페이스북에 "이만희씨, 지금 즉시 검체 채취에 불응하면 감염병법상 역학조사거부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글을 남기더니, 이날 밤 경찰과 공무원을 대동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머문 것으로 알려진 경기 가평 신천지 연수원을 급습했다.

이 지사가 도착하기 전 이 총회장이 연수원을 떠나면서 충돌은 피했지만, 이 지사는 이날 대응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인상을 남겼다. 지난 2월 24일에는 "경기도는 감염병 예방관리법에 따라 긴급 행정명령을 발하기로 했다"며 도내 신천지 관련 시설 353곳을 강제 폐쇄 조치했고, 다음날에는 신천지 측이 신도명단 확보를위해 신천지 과천본부를 강제 조사했다.


성남시장 시절, 모란시장 개 도축시설 철거
이재명 성남시장이 2016년 12월 13일 오전 경기 성남시청 한누리홀에서 열린 ‘성남 모란시장 환경정비 업무협약 체결 기자회견’에서 현황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재명 성남시장이 2016년 12월 13일 오전 경기 성남시청 한누리홀에서 열린 ‘성남 모란시장 환경정비 업무협약 체결 기자회견’에서 현황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지사의 속도전은 경기지사 재임 전 성남시장 재임 시절 때부터 이어졌다. 성남 모란시장은 수십년 간 국내 최대 규모 개고기 거래 시장이었지만 개 도살, 소음과 악취 등 혐오 논란이 계속됐다. 이에 성남시는 2016년 12월 모란가축시장상인회와 환경정비 업무협약을 체결해 개 보관, 전시, 도살을 중단하고 관련 시설을 폐쇄했다.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개는 가축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단속할 근거가 없었지만, 시가 상인들의 영업 소실 보전을 위해 △임대료 인하 등 건물주와 재계약 유도 △업종전환 자금 저금리 알선 △교육·컨설팅 및 경영마케팅사업 지원 △종사자 맞춤형 취업 알선 등을 지원하면서 해결했다. 당시 이재명 시장은 "누구도 해결 못한 50년 숙제를 해결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재명,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2위'로 올라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완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이재명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완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이 지사를 향한 시선은 정치적 '쇼잉'(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 '지자체장이 자기 역할을 한다'는 시선이 공존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한 가운데 가장 존재감을 드러낸 광역지자체장이란 점은 어느 쪽도 부인하기 어렵다.

적극적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용이 한몫을 했다. 그는 코로나19 초기 부터 정보를 SNS에 공유하며 '정부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1월23일 이후 도내 확진자 발생 현황, 역학조사 결과 등을 수시로 업로드했고, '이만희 급습' 때도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했다. 또 도내 신천지 유관시설 239곳의 구체적인 주소를 SNS에 공개해 도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 지사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KBS가 지난달 21일~23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1위 이낙연 전 국무총리(28%)에 이어 2위(13.5%)였다. 황교안(10.1%) 미래통합당 대표와는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했다. 전달 조사 때만 해도 이 지사의 적합도는 5%대에 그쳤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이 지사를 두고 "벼락같이 행동하고 리더십 있고 직설적이면서도 의사소통에 능한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이 지사의 이같은 성격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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