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진단검사 속도·정확성 높인다…항체·혼합검사 도입 검토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최민경 기자 2020.04.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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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체검사 도입…"보조수단으로 함께 사용해야" 의견도

코로나 진단검사 속도·정확성 높인다…항체·혼합검사 도입 검토


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속 진단하는 항체검사를 시작했다. 우리 방역당국도 검사 정확성 등을 높이기 위해 항체검사를 보조적 수단으로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진단검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명의 검체를 동시에 검사하는 혼합검체기법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항체 검사 보조적으로 사용해야" VS "정확성 떨어져 쓸 필요없어"
6일 외신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항체검사를 시작했다. CDC는 이번 항체검사를 통해 코로나19 무증상 환자 규모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진단검사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항원·항체 검사법, 항체 검사법,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이다. 이중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따른 공식 검사 방법이자, 한국 방역당국이 인정하고 있는 검사법은 RT-PCR이다.

RT-PCR은 특정 DNA 부위를 증폭시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정확도가 95% 이상 높고, 감염 초기에도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이 걸린다.



항원·항체 검사법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원과 항체 반응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방식이다.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도 검사가 가능하지만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정확도가 50~70% 정도다. 항체 검사법은 바이러스 감염 후 생기는 체내 항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감염 초기에는 확진 사실을 알 수 없으나 이후 무증상 감염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체외진단기업협의회 등 바이오업계에선 검사 결과가 10~20분 만에 나오는 항원·항체 검사법과 항체 검사법을 RT-PCR의 보조적 수단으로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항체 검사법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방역당국도 최근 입장을 바꿨다. 코로나19 격리해제자 중 재확진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항체검사법을 보조적 수단으로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는 확진 또는 격리해제를 결정하는데 기존 검사방법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항체검사의 경우 면역이 형성되는지 하는 것들을 보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도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항체검사법에 대한 세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명 검체 한번에 검사 검토 중"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진단검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 의료기관과 복지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혼합검체기법 적용도 검토 중이다.

혼합검체기법은 RT-PCR을 기반으로 하지만 여러 명의 검체를 배양용 용액에 한 번에 섞어서 검사하는 방식이다. 음성이 나올 경우 검사 대상자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것과 같다. 양성이 나올 경우에만 개별 재검사를 통해 감염자를 찾아낸다.

혼합검체기법의 경우 헌혈한 혈액에 대해 B형 간염 바이러스나 에이즈 바이러스 등을 검사할 때 주로 사용된다. 호흡기 검체에 대해선 신종플루 유행 당시 이론적으로 검토가 됐지만 사용한 선례는 없는 상황이다.

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TF(태스크포스팀)에 따르면 해외에선 이스라엘이 선발된 32명의 샘플로 혼합검체기법을 시도했다는 내용의 논문이 지난 3월18일 발표됐다. 독일에서도 시뮬레이션을 돌려 혼합검체기법으로 32명까지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내놨다.

홍기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과장은 "혼합검체기법은 검체를 100배 희석하지 않는 한 웬만한 건 검출될 거라 생각한다"며 "이론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진단하는 전문가들은 모두 동의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홍 과장은 "요양병원이나 입국자 등을 단체로 검사할 경우 상당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전략"이라며 "입국 환자는 계속 늘어날 거고 요양병원도 전국 몇십만 명에 이르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에서 정확하게 평가한 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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