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여파로 '한기줍쇼' '복면가왕' 등이 정상 방송되지 못하고 있다.
TV 앞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게, 아무래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극장 구경도 쉽지 않은 까닭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 관객은 183만 4,491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통합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래 3월 전체 관객으로는 가장 적은 수치다. 작년 3월에 비하면 8분의 1, 올해 2월과 비교해도 4분의 1 수준이라니, 코로나19 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극장가 분위기를 알 수 있게 한다.
코로나19 재앙을 아는지 모르는지 올해도 벚꽃은 야속하리만치 고운 자태를 뽐낸다. 예년 같다면 상춘객(賞春客)들이 쏟아져 나올 계절, 하지만 갖가지 축제들이 취소되면서 야외무대도 볼 수 없다. 이맘때면 대학 입학식이나 신입생 OT, 다양한 지역 축제 및 행사 다니기 바빴던 가수들도 손가락만 빨고 있는 잔인한 시간이다. 하기야 대학로 소극장부터 대형 뮤지컬까지 실내공연들도 줄줄이 취소되는 마당에, 야외무대라고 남아날 재간은 없다.
결국 이렇게 너도 나도 ‘집콕’에 열중하면서 여기 저기 살찌는 소리가 들린다. 바야흐로 ‘살천지’, ‘확찐자’들의 시대다. TV에선 온갖 먹방 쿡방 프로그램들이 하루 종일 나오고, 유튜브에도 늘 그렇듯 다양한 먹방 콘텐츠가 쏟아진다. 회사도 안 가고 학교도 못 가고, 친구들과 어디 나가 영화나 공연도 볼 수가 없으니 그나마 먹는 일이 제일 관심사다.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루고 미뤘던 개학도 결국 금주부터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으로 이어진다. 국내 확진자수 증가세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국내외 곳곳 집단 감염이 발발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간의 국민적 노력을 헛되이 말잔 취지다.
모두 함께 이 전무후무 사태를 조속히 타개하자는 뜻은 모아야 하지만, 또 길어진 이 ‘집콕’의 굴레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지 고민도 깊어진다. 먹는 일 외에도 여가를 보내고 몸과 마음을 돌 볼 묘책이 필요하다. 100세 노인도 ‘머리 털 나고 처음’이라는 이 무서운 바이러스 대유행, 남은 생애 두 번 다신 겪지 않아야 할 텐데!
윤가이(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