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봉쇄 안한 미국의 9개주에는 공통점이 있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4.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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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외출자제령에 한산해진 미국 뉴욕의 거리. /AFPBBNews=뉴스1코로나19로 인한 외출자제령에 한산해진 미국 뉴욕의 거리. /AFPBBNews=뉴스1


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27만명을 돌파했다. 하루새 3만여명 가까이 감염자가 늘었다. 4월 중순이면 봉쇄조치를 완화하고 경제를 정상화 시키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 한달 기한을 연기하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미국엔 아직도 9개주가 전면 봉쇄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41개주와 워싱턴DC가 모두 주차원의 전면 봉쇄령을 내린 가운데, 미 중서부와 남부 9개주는 여전히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왜 우리가 (봉쇄를) 안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우리는 진짜 봉쇄를 해야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봉쇄조치를 안하는 주들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와이오밍, 유타,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도시별로 자체 부분 봉쇄령을 내린 상태이다. 반면 아칸소,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주는 특정 지역을 전면 봉쇄하는 등의 강력한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는 이날 주 확진자가 600여명을 넘고 사망자는 11명이 됐음에도 “봉쇄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공급망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한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전면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는 주는 보수 색채가 짙은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했다. 부분 봉쇄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주 모두 공화당 출신 주지사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작은 정부와 개인의 책임을 중시하는 주지사들이며, 외출 금지 조치 등이 불러온 경제적 타격을 극히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규모가 타 주에 비해 작은 만큼 봉쇄로 인한 부작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들 지역은 대부분 농장이나 시골이 많아 뉴욕시처럼 인구밀집도가 많지 않은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도 NYT는 설명했다.

더그 버검 노스 다코타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은 중요시하면서도 “주민들은 자유를 사랑하며, 우리는 개인이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고,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잘 따라야 한다”고만 말했다.

아이오와주는 왜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느냐는 항의가 빗발치자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주내 각도시별로 위험도를 체크해 일정 점수를 넘으면 해당 도시를 봉쇄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동안 봉쇄조치를 거부하던 텍사스나, 미주리, 앨리배마주는 3일이 돼서야 결국 주 전체를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케이 아이비 앨리배마 주시사는 이날 봉쇄조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누군가는 왜 여태껏 망설였냐고 묻고, 또다른 이는 왜 지금 굳이 하느냐고 묻는다”면서 “우리는 주민들의 안전에 신경쓰면서도 사람들의 생계수단과 경제를 숨막히게 하지 않아야 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봉쇄조치를 거부하는 에이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오늘 당장 봉쇄령에 서명하면, 1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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