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3일 참의원 예산 위원회에 참석했다. 이날 아베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시할 수 없다면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특히 차입 비중이 높은 모기지리츠 중심의 미국 리츠시장과 올림픽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일본 리츠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국내 리츠시장은 최근 공모가를 상회하는 등 회복하는 모습이지만, 아직 미래를 장담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리츠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부동산 등 실물 경제까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 이 때문에 전 세계 최대 리츠시장인 미국에서도 상장 리츠 수익률이 주가 지수를 하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美 모기지 리츠 62.13%↓…日 올림픽 연기에 암울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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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리츠협회(NAREIT)가 발표한 미국 대표 리츠(FTSE Nareit All Equity REITs)의 연초대비 수익률은 28.19%(2일 기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8% 떨어졌다. 상장 리츠들의 하락률이 주가 지수보다 크게 떨어졌다.
섹터별로 하락률도 차이가 났다. 유통 관련 리츠는 55.55% 급락한 반면 물류 창고 등 인프라 리츠는 0.74%, 데이터센터 리츠는 7.64% 올랐다. 모기지 리츠지수의 하락률은 더욱 컸다. 같은 기간 62.13% 폭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 경제 타격으로 모기지 리츠의 자산인 주택저당증권(MBS)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심리 때문이다.
일본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도쿄상장리츠지수(TSE REIT)는 최근 한 달 사이 592.58포인트(29.2%) 떨어진 1436.37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올림픽 개최가 연기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특히 호텔과 유통 쪽이 큰 타격을 입었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 및 내국인의 활동제한 조치에 따라 호텔 섹터에 큰 타격이 전망된다"며 "종목별로는 테넌트(점포) 매출에 임대료가 연동되는 구조를 가진 종목일수록 수익률이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력적인 배당수익률…미성숙한 시장이 '걸림돌'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해당 종목들은 최근 가격 조정으로 예상 배당수익률이 6% 전후반까지 상승한데다, 주가 대비 순자산가치 역시 약 1배 수준으로 떨어져 가격적인 면에서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박용식 매니저는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한국 리츠의 경우 아직 상장 종목수 부족, 대형종목 부재, 편입자산 수 부족 등 시장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내에서는 △켄달스퀘어 △메리츠-제이알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 등 10여개 리츠가 상장을 계획하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 탓에 공모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로 바뀐 리츠시장…"선택과 집중 필요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달 제로금리(0.00~0.25%)를 선언한데 이어 무제한 양적안화까지 선포했다. 일본은행(BOJ)는 리츠 매입한도를 1800억엔(약 2조497억원)으로 두 배 늘리고 적극적으로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1.25%→0.75%)는 국내 리츠에게 호재다. 인하된 기준금리 폭만큼 자산 확보를 위한 리츠 업체들의 자금 조달 비용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리츠를 투자하는 데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리츠 시장 내 섹터별 차별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의 변화로 온라인 쇼핑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리츠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반면 유통과 호텔 등 오프라인 리츠는 저조했다"며 "이런 섹터별 차별화는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