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수출명단 빠진 씨젠...투자자 항의에 지각공개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04.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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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 코로나19 진단시약 / 사진제공=씨젠씨젠, 코로나19 진단시약 / 사진제공=씨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 수출허가 취득업체 명단에 누락된 씨젠 (23,950원 ▼200 -0.83%)이 정부에 뒤늦게 명단 공개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허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투자자의 문의가 빗발치자 지각 공개를 요청한 것이다.



5일 보건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코로나 진단검사 관련 수출기업 명단에 국내 대표 진단키트 수출업체 씨젠이 누락돼 의문이 커졌다.

주식시장에서도 씨젠의 수출기업 명단 누락이 알려지면서 일대 혼란이 일었다. 주식 토론방에선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씨젠을 깜짝 방문한 것을 언급하면서 주가조작을 운운하는 글도 올라왔다. 급상승 이후 조정받던 주가는 지난 2일까지 하락 마감했다.



당초 공개한 27개 업체에 씨젠이 빠진 것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복지부는 공개에 동의한 기업만 발표했을 뿐 공개되지 않은 수출기업도 상당수 있다고 해명하고 보도자료도 수정 발표했다. 그러면서 씨젠 측은 명단 공개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씨젠의 입장은 온도차가 있다.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공개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도 찾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씨젠 관계자는 "뒤늦게 투자자 문의가 많아 확인해보니 수출명단에 누락돼 있었다"며 "내부에서 누가 정부 관계자와 통화해 공개하지 말라고 주문했는지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명단에 들어있다고 홍보가 되거나 하는 단계는 아니지 않느냐"며 "진단키트 생산·수출에 전 사원이 매달리다보니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문 대통령의 방문 등 K바이오의 상징성이 있는 씨젠을 진단키트 수출기업 명단에 포함시키려 노력했지만 기업에서 거부해 공개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의료기기산업 종합정보시스템에는 기업 담당자 연락처 등을 확인할 수 있어 기업의 동의가 있어야만 정보공개를 할 수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진단키트 수출기업에 피해가 될 수 있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수출기업 공개요청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씨젠의 입장에 대해선 "통화내역 조회하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개된 진단키트 수출기업은 종전 27곳보다 2곳 늘어난 29곳으로 집계됐다. 씨젠을 비롯해 PCR 방식의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다우진유전자연구소와 팍스젠바이오 3곳이 추가됐고, 역시 진단키트 관련 회사인 젠바디가 연락 두절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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