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이 공수한 마스크 1억장 넘본다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권혜민 기자 2020.04.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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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코트라·삼성 3각공조 MB필터 총 93톤 확보..6월말까지 순차 수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월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략 등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월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략 등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정부가 마스크 4000만장 분량의 부직포(멜트블로운, MB) 40톤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번에도 삼성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힘이 됐다. 지난달 확보한 마스크 필터 53톤까지 합하면 거의 마스크 1억장이 삼성의 손을 거쳐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셈이다. 덕분에 마스크 필터 재고 부족에 허덕이던 마스크업체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되면서 국내 '마스크 대란'도 점차 끝이 보이는 모습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말 해외 부직포 제조업체와 체결한 MB필터 40톤 수입계약 주체가 삼성그룹 계열사 인것으로 확인됐다. 마스크 1개를 만드는 데 MB필터 1g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약 40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앞서 정부는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삼성물산 (150,100원 ▼300 -0.20%)을 통해 2개국 2개사와 물량 53톤 수입을 계약한 바 있다. 이번 계약물량까지 더해 6월까지 도입이 확정된 MB필터 수입물량은 2개국 3개사 총 93톤으로 늘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며 전세계적으로 MB필터 확보 전쟁이 벌어진 와중에 이룬 성과다.
삼성전자 제조·설비 전문가팀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제조공정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삼성전자 제조·설비 전문가팀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제조공정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이번에도 정부와 삼성의 협업이 빛을 발했다. 산업부와 코트라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별 사양에 맞는 MB필터를 찾아냈고, 삼성그룹 계열사가 은밀하게 움직여 정부를 대신에 물량을 확보했다. 전세계적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터라 정부가 나설 수 없었던 만큼 삼성그룹이 자사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은밀하게 MB필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그룹은 이렇게 확보한 물량 전부를 조달청에 원가 그대로 넘겼다.

앞서 지난달에도 산업부와 코트라, 삼성그룹은 이러한 삼각공조를 통해 MB필터 53톤을 확보했다. 이번 계약물량까지 합쳐 총 93톤으로, 마스크 9300만장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계약 물량은 오는 6월까지 순차적으로 국내로 들어온다. 정부가 확보한 MB필터는 재고 부족으로 생산 중단 위기에 놓인 마스크업체에게 전달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 26일 첫 수입 물량 2.5톤을 4개 마스크업체에 배분했다.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구미산업단지 내에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사업장을 방문, 멜트블로운 필터에 대해서 설명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4.1/뉴스1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구미산업단지 내에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사업장을 방문, 멜트블로운 필터에 대해서 설명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4.1/뉴스1
덕분에 마스크 대란도 끝이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 2일부턴 제5차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출고조정명령을 통해 2차 수입분 4.5톤과 도레이첨단소재가 생산한 5.7톤 등 총 10.2톤을 14개 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 마스크 약 700만장 생산이 추가로 가능할 전망이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생산라인을 개조해 지난달 31일부터 하루에 MB필터 약 13톤 양산체제로 전환했다. 마스크 650만장을 만들 수 있는 양의 MB필터 국내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새롭게 적용한 공법으로 생산한 필터와 마스크의 성능, 안전성에 대해 허가를 내리면서 도레이첨단소재는 이번 공급분 5.7톤을 시작으로 MB필터를 본격 공급하게 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음주에도 5톤의 수입물량이 국내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국내 마스크 필터 수급안정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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