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판] 프로포폴 아니라는 휘성, 형사처벌 여부는 주사기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이창명 법률N미디어 에디터 2020.04.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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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성/사진=뉴시스휘성/사진=뉴시스


가수 휘성이 수면마취제를 맞고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다시금 의혹의 중심에 섰습니다. 휘성은 이전에도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는데요.

휘성은 이번에는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은 수면마취제를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로포폴 투약 의심은 일단 피한 건데요. 하지만 의문이 다 풀린 건 아닙니다.



휘성이 마약관리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아직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는 수면마취제를 이용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휘성이 법망을 피해 신종 마약류를 이용한 게 될 수도 있는데요.

네이버 법률이 법으로 금지된 마약류 사용과 의약품 오남용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프로포폴 아니니 괜찮다?

우선 가장 흔한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은 단순 의약품이 아닌 마약류로 지정돼 있스니다. 이에 따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의 관리를 받습니다.

'프로포폴'은 구체적으로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류 가운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됩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오·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물질을 말합니다. 비단 안전성이 확인돼 의료용으로 사용 가능한 물질은 물론 안전성이 확보되지 없고 의료적인 쓸모도 없어서 의약품으로 사용되지 않는 물질도 모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통칭합니다. 프로포폴은 이중 의약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에 해당합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약류 취급이 인가된 마약류취급의료업자, 즉 의사 등 의료인이 의료 목적으로 이용하는 건 법으로 허용됩니다. 쉽게 말해 의사가 의료 목적으로 프로포폴 등을 투약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거죠.

하지만 향정신성의약품이라고 해도 마약류인 건 분명합니다. 의사의 처방전이 있더라도 의료 목적과는 무관하게 투약할 경우라면 투약을 지시한 의사는 물론 투약받은 사람도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다만 중독성이 있는 수면마취제가 모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는 건 아닙니다. 관련 법령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수면마취제라면 투약해도 마약류관리법으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휘성이 약에 취한 채 화장실에서 발견된 정황이 더욱 의심스러운 것도 이 때문인데요.

결국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만을 놓고 보면 이번 사건은 마약류관리법으로 수사할 근거가 없습니다. 대신 의료법 위반 가능성을 따져볼 수는 있습니다. 휘성이 해당 의약품을 취득한 경위와 처방이 적절했는지를 검토하는 건데요.

의료법상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이라면 휘성이 정상적인 경로로 해당 약품을 취득했는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사 처방전이 없거나 관련 의료 기록도 부족하다면 충분히 의료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이와 관련해선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대법원 "주사기 약물투여는 의료인만 가능"

그런데 여기서 하나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휘성이 쓰러져 있던 장소에서 주사기가 발견된 건데요. 휘성이 만약 본인 스스로에게 의약품을 주사했다면 이는 그 자체로 불법 의료행위가 됩니다.

의료법은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의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대법원은 '주사기에 의한 약물투여'를 '의료행위'라고 봤습니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주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의료행위라는 판단입니다.

물론 이번 사건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더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일부 현장 상황만으로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처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휘성이 다시 한번 팬들을 실망시킨 건 분명해 보입니다.

글 : 법률N미디어 이창명 에디터
[법률판] 프로포폴 아니라는 휘성, 형사처벌 여부는 주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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