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20.3→-2.7%, 열흘새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20.04.04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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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한국 경제 대들보인 반도체 수출이 지난달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일까지 수출이 20.3% 늘어나며 두달 연속 '플러스' 기대감을 높였지만, 31일까지 집계한 월간 증감률은 -2.7%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 불과 11일 사이 집계된 수치에 큰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4일 산업통상자원부 '2020년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87억6200만달러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2.7% 감소했다. 앞서 지난 23일 관세청이 지난달 1~20일 반도체 수출이 전년대비 20.3% 증가했다고 발표했던 것과 차이가 크다.



반도체 수출액 추이./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반도체 수출액 추이./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산업부는 이를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3월 반도체 수출이 워낙 많았던 데다 특히 월말(21~31일)에 집중됐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수출 통계는 '전년동기'를 기준으로 증감률을 따지기 때문에 비교 기준이 되는 지난해 실적이 중요하다. 지난해 3월은 반도체 수출은 90억300만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달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3월21일 이후 토요일에도 수출 실적이 잡히는 등 월말에 반도체 수출이 많이 됐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수출이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올 3월 주별 일평균 수출액을 보면 월말로 갈수록 흐름이 꺾이지 않고 상승 추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나타내긴 했으나 '선방했다'는 게 정부 평가다. 반도체 수출 감소가 주로 단가 하락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3월 반도체 수출 물량은 27% 늘었다. 9개월 연속 증가세다.

2일 인천 서구 초은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코로나19에 대응한 실시간 화상 수업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일 인천 서구 초은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코로나19에 대응한 실시간 화상 수업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앞으로 전망도 밝다. 최근 단가가 오르며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들어가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반도체의 3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94달러로 전월대비 2.08% 상승했다. 지난해 폭락했던 D램 고정가격은 올 1월 13개월 만에 반등한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다. 낸드플래시 128Gb 고정가격도 4.68달러로 전달 대비 2.63% 상승했다.

당초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스마트폰, PC 제품 구매가 줄어들면서 반도체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쇼핑·게임·스트리밍 서비스 활성화로 IT 제품과 서버 수요가 급증하며 반도체 시장엔 새 기회가 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코로나19로 줄어드는 스마트폰·자동차·PC용 반도체 수요와, 비대면 생활 활성화로 늘어날 서버 구축 수요 가운데 어떤 것이 더 클지 지금은 예단하기 어렵다"며 "고정가격이 안정적으로 오르고 있어 4월에도 반도체 수출은 전망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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