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는 팔아도, '코로나 청정지역'은 팔지 맙시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2020.04.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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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동해시 공식 페이스북/사진 = 동해시 공식 페이스북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 주민들이 지역 관광 홍보 중단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동해시 관광홍보를 멈춰달라'는 청원이 게시돼 3일 오후 6시기준 1532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동해시는 피난처가 아니다. 오징어를 팔아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청정지역까지는 팔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동해 거주 주민들의 '맘카페'에도 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자신이 동해 거주 주민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어제 외지인들은 마스크도 안 쓰고 동해를 찾더라"며 "화가 나 동해에 오지 말라고 말했다"는 댓글을 남겼다.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네이버 카페/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네이버 카페
논란이 확대되자 동해시청 측은 진화에 나섰다. 동해시청 관계자는 "지역방송 도중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 방영된 것 같다"며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3일부터 유채꽃 관람객 출입을 제한하는 등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에는 한 커뮤니티에서 '경주에 오지 말아달라'는 글이 이목을 끌었다. 이 글에는 "경주시에서 '경주 엑스포'를 개최하겠다며 홍보글을 올렸다" "홍보글 보고 오시는 분이 있을까 두렵다"는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결국 경주시는 홍보문을 즉각 삭제하고 사과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가 관광도시이다 보니 경제가 어려워 대책을 고민하던 중 나온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비판이 많아 즉각 삭제했다. 시민 불안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맑은 날씨를 보인 28일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0.3.28/ 사진 - 뉴스 1= 맑은 날씨를 보인 28일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0.3.28/ 사진 - 뉴스 1
야외더라도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곳은 감염 가능성이 있어 섣부른 홍보가 지역 주민의 불안감을 키울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부산에서 나온 60대 코로나19 확진자도 친구들과 전남 구례군 산수유마을에 꽃놀이를 다녀온 뒤 감염됐다.

봄철 꽃축제로 매년 4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경남 창원은 시청이 직접 나서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창원시청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외부 관광객 유입에 대한 시민 불안감이 매우 크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강릉시청 관계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민들 불안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벚꽃축제 주차장을 폐쇄하고 바다 등의 출입 자제를 요청한 상태"라면서 "내년에 두 배로 벚꽃을 즐겨주시고, 올해는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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