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서 코로나 뚫고 1분기 분투…경쟁사 대비 감소폭↓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최석환 기자 2020.04.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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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기아차 판매량은 전년比 1% 늘어..글로벌 공장 셧다운 지속

/사진=현대차 미국법인 홈페이지 캡처/사진=현대차 미국법인 홈페이지 캡처


현대자동차그룹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올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527만277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줄어든 규모다.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차 (249,500원 ▼500 -0.20%)의 1분기 미국 판매량은 13만875대로 11.3% 줄었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는 5.9% 감소한 3955대를 기록했다. 기아차 (118,200원 ▲1,600 +1.37%)는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13만7945대를 팔았다.



경쟁사들의 판매실적은 더 저조했다. 크라이슬러·지프 브랜드가 포함된 FCA그룹의 올 1분기 미국 판매량은 44만9113대로 전년보다 10.4% 줄었다.

같은 기간 혼다는 19.2% 줄어든 29만8785대를 팔았다. 닛산그룹은 25만7606대, 폭스바겐은 12만9300대를 판매해 각각 15.5%, 13.9% 감소했다. 미국 시장이 주무대인 GM그룹의 1분기 판매량(61만8335대)도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2월 10만6777대를 팔아 미국 판매량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3월 판매량이 31.2% 급감하면서 한달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현대·기아차의 분투에도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는 해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3월 해외 총 판매량은 41만2275대로 전년 같은 달(51만8203대)과 비교해 20.5%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딜러사의 영업이 대거 멈췄기 때문에 판매 감소는 예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공장 가동 중단도 이어지고 있다. 그간 정상적으로 운영해왔던 기아차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도 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오는 6일부터 12일까지 조업을 멈출 예정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9개 국가에서 14개 완성차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 중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을 멈췄거나 셧다운 예정인 곳은 모두 9곳이다. 현재 정상 가동 중인 해외 생산기지는 중국 베이징·충칭·쓰촨·옌청 공장 등 단 4곳만 남았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현대차는 이번 셧다운으로 314만대 수준인 글로벌 생산능력이 121만대로 줄었다. 기아차도 202만대 수준에서 75만대로 전체 생산규모가 감소했다.

그나마 현대·기아차는 내수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판매량을 전년 동월 대비 3.0%, 15.3% 늘렸다. 국내에 내놓은 신차 G80(제네시스), 쏘렌토(기아차), 아반떼(현대차)의 판매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 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는 강한 차별화 지점이 될 수 있다"며 "안정적인 재무 상황과 내수 지배력을 바탕으로 다른 해외 업체보다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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