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잡기'에 달렸다…경제회복 5가지 시나리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04.03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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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종식 시기 알 수 없어 다양한 경기예측

미국 뉴욕 월가/사진제공=AFP미국 뉴욕 월가/사진제공=AFP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은 가운데 향후 경제회복 혹은 경기침체가 어떤 알파벳 모양으로 이뤄질지 논의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2009년 금융위기, 아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가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만큼 빠른 회복을 보여주는 V자형이 처음엔 논의됐지만 이제 U자형에 대한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면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은 L이나 W, 혹은 알파벳과 닮지도 않은 좀 더 엉망이 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브루스 카스만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러스 확산, 봉쇄정책의 효과, 경제정책, 사적부문의 행동 사이엔 복잡한 관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매우 불확실한 길이 놓여있다. 미래 전망이란 매우 어렵다는 옛말이 맞다"고 말했다.

V자 모양
바이러스가 4~5월 미국과 유럽에서 잡히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이 느슨해진다. 대규모 재정·통화정책에 따라 그동안 억눌러졌던 수요가 폭발하고, 공장과 서비스는 재가동에 들어간다. 해고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했던 정부의 방침이 먹혔고 실업률은 감소한다. 경제는 위기 이전 단계로 돌아오고 생산량도 2021년초에는 회복된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중국의 예를 들었다. 중국은 3월 상당부분 조업이 재개하면서 경제반등 기대감이 높아졌다. 최근 중국 통계청이 발표한 경기선행지수인 구매자관리지수(PMI)는 2월 35.7에서 3월 52.0으로 급상승했다. 50 이상이면 경기확장, 50 이하이면 경기침체를 의미한다.

영국 영란은행 앞/사진=AFP영국 영란은행 앞/사진=AFP
U자 모양
바이러스는 6월까지 지속되며,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도 완화되기까지 (V자 반등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린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당장 소비자들이 가게나 레스토랑으로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 공장과 회사는 이전의 풀생산체제로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리고, 바이러스 위기 속 실업을 겪은 사람들이 당장 일자리를 못구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위기 기간동안 쌓아온 빚을 갚아야 한다. 무역 역시 상대국 교역이 정상화되지 않아 침체된다. 회복이 결국엔 이뤄지겠지만, 2020년 말 혹은 그 이후이다.


L자 모양
바이러스는 하반기까지 계속되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6월 이후까지 연장된다.

바이러스가 여름 전에 사라지더라도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회복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서비스 지출을 줄인다. 영화관에 가기보다는 집에서 영화를 보고, 먼 곳으로 휴가를 떠나지 않는다. 위기중 쌓여온 부채는 갚기 어려워지면서 개인 채무불이행, 기업 파산 및 신용경색이 일어난다. 주식 시장이 반등하지 못한다.

[유클리드=AP/뉴시스]지난 19일 오하이오 유클리드 한 공원에서 한 남성이 홀로 산책하고 있다. 오하이오 주 정부는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자택 격리 명령을 내렸다. 2020.03.23.[유클리드=AP/뉴시스]지난 19일 오하이오 유클리드 한 공원에서 한 남성이 홀로 산책하고 있다. 오하이오 주 정부는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자택 격리 명령을 내렸다. 2020.03.23.
W자 모양
바이러스가 돌아온다.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들은 유행병을 통제하려는 노력이 조기에 완화되면, 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러스가 돌아온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 등 규제가 다시 생겨나고, 불확실성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다시 공장과 회사의 문을 닫아야 한다. 일시적 회복에 이어 경기침체로 빠지는 것이다.

키이스 웨이드 슈뢰더 투자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V자 모양 예측의 위험은 3분기 바이러스의 재발 가능성에 있다"면서 "이 경우 더블딥 불황으로 빠질 것이다. 기업은 다시 문을 닫고 봉쇄가 다시 실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Tick(틱) 모양
'Nike swoosh(나이키 부메랑)'로 알려진 이 시나리오에서는 이동제한이 조심스럽게 풀리면서 기업과 소비지출이 서서히 돌아온다. 생산량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이전 수준에 머무르며, 2021년에도 이같은 트렌드가 이어진다. 과도한 지출 및 장거리 여행을 사람들이 경계한다. 빚까지 있다면 더욱 그런 경향이 짙어지며 기업가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은 발휘되기 어렵다.

베렌베르크 은행의 경제학자인 홀거 슈미딩과 칼럼 피커링은 보고서에서 "급격한 경기하락 이후 약간의 회복이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GDP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면서 "힘든 2년을 보낸 이후에야 2019년말 수준의 GDP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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