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못하면"…입국금지 강화에 일본 유학생 '진퇴양난' 발만 동동

뉴스1 제공 2020.04.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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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못 돌아간 유학생 "성적·출결 영향미칠까 걱정"
개인사정 상 한국에 나와야 하지만 재입국 못할까 포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객이 급감한 가운데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하다.2020.4.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객이 급감한 가운데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하다.2020.4.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일본 오사카의 한 대학에서 유학 생활 중인 이연정씨(23·가명)는 지난달 초 방학을 맞이해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여전히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3월초 한·일 양국이 무비자 입국을 금지하고 빗장문을 걸어 잠그면서 항공편을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게다가 1일 일본 정부가 한국, 중국, 미국, 유럽 대부분 국가를 포함한 49개 국가 및 지역을 입국 거부 대상에 포함하면서 일본으로 들어갈 길이 막혔다.



일본은 한국의 경우 대구와 청도 등 일부지역만 입국 거부 대상으로 지정하다가 이를 전역으로 확대했다. 해당 조치는 3일 오전 0시부터 이달 말까지 적용된다.

일본 정부가 입국 거부 대상에 올린 국가와 지역이 73곳으로 늘어난 가운데 최근 2주 이내에 해당 지역에 체류한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일본에 입국할 수 없다.



2일까진 재류 자격을 가진 외국인의 재입국이 가능하지만 3일부턴 유학생, 기업주재원 등 재류자격을 가진 사람이라도 재입국할 수 없다.

일본의 조치가 발표가 된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일본으로 유학, 출장,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던 이들이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씨는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3월초에 한국에 들어올 때 일본행 비행기를 예약해뒀는데 항공권이 모두 취소 처리됐다"며 "이후에도 4차례나 비행기표를 다시 구했지만 취소되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항공권이 없어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아예 입국할 길이 막혔다"며 "막막하고 불안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졸업을 1년 앞둔 이씨는 올해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낼 예정이었다.

이씨는 "포트폴리오도 준비하고 자격증시험도 볼 생각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개강을 준비 중인데, 일본에 가지 못해 미리 세워둔 계획이 모두 틀어져 버렸다"며 속상해했다.

일본에서 거주하던 집 관리도 걱정이다. 이씨는 "3월 월세를 내지 못해 일본에 있는 친구한테 납부를 부탁했다. 4월에도 못 들어가면 월세 납부를 부탁해야 하는데, 주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걱정했다.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씨가 다니는 대학의 개강일은 4월초에서 중순으로 미뤄졌다.

이씨는 자신이 유학생 신분인 만큼 무엇보다 학업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고 전했다.

이씨는 "전공 특성상 수업이 실기 위주고 과제도 많다. 학교 수업을 듣지 못해 성적이나 출결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이라며 "졸업 요건을 채우지 못해 졸업에 차질이 생길까봐 불안하기만 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학교 측에 내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학비나 출결 문제에 대한 학교 측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의 시부야 거리. © AFP=뉴스1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의 시부야 거리. © AFP=뉴스1
일본의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가 강화되기 이전, 일본으로 들어간 한국인 유학생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개인사정으로 한국에 잠시 와야할 일이 있어도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기 힘들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한국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도쿄 소재 대학 입학을 앞둔 황정하씨(22·가명)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일본도 코로나19가 확산 추세고 도쿄 같은 경우 사재기 현상도 일부 있어 부모님의 걱정이 크셨다"며 "다른 개인사정도 있어서 한국에 잠시 들어가려 했지만 나올 수 없을 것 같아 계속 일본에 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내가 갈 학교는 예정대로 4월초에 개강을 하지만 입학이 미뤄지는 경우가 있어서 학업 일정이 차질을 빚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사카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주리씨(22·가명)도 "졸업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도 하고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 모르기 때문에 올해는 아예 한국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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