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2분기 체감경기 '폭락'…2008년 금융위기 수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04.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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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2분기 체감경기 '폭락'…2008년 금융위기 수준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제조업계가 체감하는 경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소비와 생산은 물론, 글로벌 수요까지 직격탄을 맞으면서 내수·수출기업의 경기전망을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가 57이라고 2일 밝혔다. BSI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BSI는 지난해 3, 4분기 연속 하락하다가 올 1분기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2분기 지수는 1분기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55)와 가장 근접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 하락폭도 당시(24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다.

수출기업의 2분기 BSI가 63으로 1분기보다 25포인트 떨어졌고 내수기업은 56으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감소 피해가 큰 제주(43)와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충남(43)의 BSI가 가장 낮다. 대구(50)와 경북(51)의 BSI도 평균을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대구·경북 지역에 밀접한 섬유·의류업의 BSI가 45로 가장 낮았다. 자동차·부품(51), 기계(59) 부문을 중심으로 모든 업종의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수출 주력업종인 IT·가전(60), 정유·석화(60)의 BSI도 높지 않았다.

제조업 2분기 체감경기 '폭락'…2008년 금융위기 수준
대한상의 관계자는 "매출 감소와 생산 차질이 자금 압박으로 돌아오는 실물-금융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퍼지고 장기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경기 반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매출액 감소폭이 평균 22%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거나(41.4%) 더 크다(35.6%)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활동에 피해를 입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71.3%가 "그렇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70.3%)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30.1%) △중국산 부품·자재조달 어려움(29.4%) △방역물품 부족(29.4%) △자금 경색(24.0%) △물류·통관 문제(14.5%) 등이 애로사항으로 파악됐다.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세제 지원(72%), 기업조사 유예(35.3%) △조업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31.4%)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28.5%)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장인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일선 창구에서 자금 집행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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