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원 픽셀리티게임즈 대표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대원 픽셀리티게임즈 대표는 가상현실(VR)방이 국내에 처음 도입됐을 당시를 또렷이 기억했다. VR 게임이 대중화 문턱에서 주저앉은 이유도 그안에서 찾았다. 그는 "VR 콘텐츠는 대중의 이목을 주목시킬만한 화제성은 있었지만 단발성이었다"며 "콘텐츠도 부족했을뿐더러 결국 혼자하는 게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6년 6월부터 국내엔 VR방이 우후죽순 생겼다. 가상현실 속에서 게임을 즐긴다는 자체에 대중은 설렜다. 기존 PC·모바일 게이머들에게도 새로운 성지로 불릴 정도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속빈 강정, 콘텐츠 없는 오락실이었다. 재방문하는 손님이 없는 탓에 수많은 VR방들이 문을 닫았다.
온라인화 통해 소통·경쟁 이뤄져야…다른 기기 플랫폼 간 연동 필수그는 콘텐츠 부재와 함께 유저 간 인터랙션(상호작용)이 없는, 즉 온라인화 되지 않은 환경을 VR 게임 대중화의 장애물로 판단했다. 이는 이 대표가 스스로 VR 게임 회사를 창업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에서 VR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곳이 최대 소셜미디어기업 페이스북이란 점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라며 "이미 소셜 인프라를 지닌 마크 저커버그 CEO가 사람 간 연결을 VR 게임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VR 게임은 온라인화를 통해 유저 간 소통과 경쟁이 이뤄지며 발전할 것이란 얘기다.
이 대표는 "VR 게임은 콘솔 게임의 초기를 보는 것 같았다"면서도 "다만, 이미 전세계를 연결하는 안정적인 네트워크 인프라가 깔려있어 VR 콘텐츠의 온라인화는 멀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도입 초기 혼자 게임을 하던 VR 게이머들이 다른 게임 플랫폼과 같은 온라인화를 기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VR 게임의 온라인화와 동시에 다른 기기나 플랫폼 간 연동은 필수라고 봤다.
이점을 착안해 2017년 '픽셀핌즈(현 픽셀리티게임즈)'를 창업하고 '라이즈오브더폴른'을 내놨다. VR 최초 온라인게임이다. 4개의 VR플랫폼으로 전세계에 온라인 서비스를 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VR에서 이종 기기 간 실시간으로 온라인 플레이가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이를 계기로 퀄컴은 'XR 어플리케이션 어워드'에서 픽셀리티게임즈에 금상을 줬다. 퀄컴은 모든 독립형 VR 기기에 칩셋을 공급할만큼 VR업계에도 영향력이 큰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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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픽셀리티게임즈 대표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픽셀리티게임즈는 SK텔레콤과 함께 넥슨의 캐쥬얼IP를 사용한 다중접속 VR 게임 '크레이지월드VR'의 정식 출시를 준비중이다. SK텔레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5G 콘텐츠 제작에도 집중하고 있다. '크레이지월드VR'은 소셜요소가 강조됐다. 테마파크 느낌의 가상공간에서 다수의 유저들이 모여 소통하면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 유저의 네트워크 환경, 접속 국가 또는 지역, 그리고 VR 기기의 사양과 관계없이 함께 한 공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픽셀리티게임즈가 다년간 연구개발한 멀미방지 공식을 적용, VR 게임의 단점으로 지적된 멀미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넥슨의 우수한 IP와 SK텔레콤의 마케팅이 합쳐지며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넥슨과의 협업은 이 대표의 지난 경력이 바탕이 됐다. 그는 "방송통신 분야에서 일하면서 쌓은 지식들이 통신사와의 협업 추진에 도움이 된다"며 "당시 익힌 경험으로 VR 콘텐츠를 사업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첫 직장은 CJ헬로(현 LG헬로비전)다. IR팀과 해외 전략팀을 거쳤다. 씨드나인(현 넷마블몬스터) 경영전략실장을 맡으며 게임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넥슨에서 개발중장기전략팀장으로 일했다.
다중접속 VR 게임 '크레이지월드V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