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동금지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내 교민들이 1일 이탈리아 밀라노를 출발해 임시 항공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탈리아에 거주하던 우리 교민과 가족 300여 명이 1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지난달 30일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대한항공 전세편이 출발한 지 이틀 만에 고국 땅을 밟게 됐다.
코로나 사망자 1위 이탈리아, 현지 사정 들어보니 이탈리아는 현재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나라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전일 낮 12시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10만5792명으로 미국(17만506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사망자는 1만1591명으로 가장 많다. 감염 확산으로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어렵게 한국 땅을 밟은 교민들은 현지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6살 아이와 함께 입국한 30대 부부는 ”밀라노 북부에 살았는데 집에만 있어도 계속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며 ”아는 지인 어머님이 코로나19로 돌아가셨는데 병원에서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사흘간 시신과 동거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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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사업가 이모씨는 ”밀라노 인근 크레모나, 브레샤, 베르가모 지역 65세 이상 주민들이 많이 돌아가셨다“며 ”자국민들도 입원실이 없는데 우리 한국 사람들은 갈 데가 있었을까. 그런 게 가장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몸에 이상이 생기면 한국에선 병원에 갈 수 있으니 좋다. 여기 온 사람들이 다 그래서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롬바르디아에서 7년간 유학 중이었던 20대 김모씨는 ”장기체류 연장을 위해선 이탈리아 현지 공공기관이 발급하는 증명서가 필요한데 기관 업무가 마비돼 받을 수 없다“며 ”한국에서 다시 비자를 받지 않으면 불법 체류자가 되는 상황인데 다른 유학생들도 이런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동금지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내 교민들이 1일 이탈리아 밀라노를 출발해 임시 항공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버스를 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입국자들은 귀국 후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도 잘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20대 유학생 이모씨는 ”뉴스를 통해 우리 국민이 그동안 자가격리 수칙을 잘 지킨 것을 알고 있다“며 ”정부의 방역 수칙을 이해하고 임시생활시설에서도 규칙을 잘 따르겠다“고 했다.
이날 교민들은 일반 이용객과 분리된 별도 게이트에서 검역을 받았다.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인천공항 인근 검역센터에서, 무증상자는 임시생활시설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다. 1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모두 14일간 임시생활시설에 격리된다.
군과 경찰에서 파견된 인력들은 게이트부터 출국장까지 입국자들의 동선을 꼼꼼히 관리했다. 이탈리아 입국자들은 미국 등 다른 해외지역 입국자와 별도로 마련된 버스 승강장을 통해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했다.
교민 210여 명을 태우고 로마에서 출발하는 2차 전세편은 2일 오후 4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