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LG"가 갈아치운 역대 최고 가동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04.0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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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96,800원 ▼200 -0.21%)의 지난해 에어컨 생산공장 가동률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냉장고·세탁기·TV 공장도 줄줄이 역대급 가동률을 기록했다.



차별화된 성능과 시장 분석으로 쌓은 '가전은 LG'라는 신화가 또 하나의 진기록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밀려드는 주문에 밤낮 없이 풀가동
"가전은 LG"가 갈아치운 역대 최고 가동률


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컨 생산공장 가동률이 118.9%로 제품별 가동률이 공개된 201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에어컨 보급 역사나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 가동률이라는 분석이다.



TV 공장 가동률도 지난해 103.4%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냉장고와 세탁기·건조기 공장 가동률은 각각 106.9%, 97.9%로 2012년 이후 최고치다.

가동률은 생산량을 생산능력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가동률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추가 근무로 제품을 더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8년새 세탁·건조기 연생산 200만대 이상 늘어
LG전자 직원들이 지난 2월 경남 창원공장에서 디오스 식기세척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LG전자 직원들이 지난 2월 경남 창원공장에서 디오스 식기세척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특히 증설 등으로 생산능력을 늘렸는데도 불구하고 가동률이 높아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만들어내는대로 팔리면서 생산량 자체가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에어컨 생산량은 2011년 997만5000대에서 지난해 1024만5000대로 27만대 늘었다. 세탁기·건조기 생산량도 같은 기간 1067만9000대에서 1274만3000대로 200만대 이상 증가했다.

LG전자는 올 들어서도 에어컨 판매 성수기인 5~6월을 앞두고 지난 2월 중순부터 창원공장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이다. 최근 시장에서 에어컨은 냉방뿐 아니라 난방 기능과 공기청정 기능이 추가되면서 사계절 가전으로 거듭났다.

건조기도 에너지 효율을 대폭 높여 요금 부담을 크게 낮춘 전기식 제품이 출시되면서 대표적인 신(新)가전으로 떠올랐다.

월풀도 부러워한 가전사업 이익률
"가전은 LG"가 갈아치운 역대 최고 가동률
업계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을 책임지는 H&A사업본부 매출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 배경도 여기에서 찾는다. H&A사업본부의 지난해 영업이익 1조9962억원과 영업이익률 9.3%도 역대 최고치다.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가전업체와 견주면 더 도드라진다. 세계 최대 가전업체 월풀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7%에 그쳤다.

LG전자 에어컨 사업부는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초 지급된 성과급을 기본급의 500%로 한도까지 채워 지급받았다. 청소기(450%)·냉장고(350%)·세탁기(300%) 부문도 성과급을 두둑하게 챙겼다.

성공 비결은 부품 경쟁력·모듈러 생산방식
냉장고를 본따 지은 LG전자 창원R&D센터 전경. 창원R&D센터는 LG전자가 핵심 전략으로 삼은 '모듈러' 생산방식의 첫 단계인 기술 개발과 설계를 담당하는 가전 혁신의 전초기지다. /사진제공=LG전자냉장고를 본따 지은 LG전자 창원R&D센터 전경. 창원R&D센터는 LG전자가 핵심 전략으로 삼은 '모듈러' 생산방식의 첫 단계인 기술 개발과 설계를 담당하는 가전 혁신의 전초기지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생활가전 성공의 비결은 부품에 있다. "모터 달린 가전은 LG"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선도하는 트윈워시 세탁기, 듀얼 에어컨 같은 융·복합 가전이 나오기까지 DD(다이렉트드라이브)모터(세탁기),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냉장고),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에어컨) 등 차별화된 부품의 역할이 컸다.

핵심부품인 모터를 모듈화해 여러 종류의 세탁기에 똑같이 사용, 개발비와 부품비를 낮추는 생산방식도 원가와 생산효율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트윈워시·건조기·스타일러 등 시장의 요구를 발빠르게 파악, 새로운 제품군으로 트렌드에 적극 대응한 점도 LG전자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에도 1분기 선방 예상…"관건은 2분기 이후"
"가전은 LG"가 갈아치운 역대 최고 가동률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생산공장이 잇따라 가동 중단되고 있지만 LG전자는 제조라인별 물량 조절 등을 통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올 1분기 실적도 비교적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애초에 중국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다른 사업 부문의 부진을 가전과 TV 부문에서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조사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LG전자의 1분기 실적 평균 전망치는 매출 15조5144억원, 영업이익 84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한 인사는 "코로나19 충격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올해 실적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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