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점에서 IPO 도전장 낸 용감한 기업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4.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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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점에서 IPO 도전장 낸 용감한 기업들


3월 코로나19(C0VID-19) 확산으로 실물·금융 양면에서의 충격이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IPO(기업공개) 도전장을 던진 기업들이 눈에 띈다. 2차전지 장비업체에서 의류 브랜드, 헬스케어 업체까지 업종도 다양하다. 이들이 침체된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브랜드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라이선싱 업체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달 31일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같은 달 26일에는 이미 코넥스시장에 상장돼 있는 2차전지 장비 제조사인 티에스아이가 코스닥 상장예심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18일과 6일에는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타깃 키트 제조사인 셀레믹스, 2차전지 장비 제조사 에이프로가 각각 코스닥 입성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2004년 설립된 회사로 캠핑용품, 패션잡화, 아웃도어 의류 등의 제조와 판매 및 해외 유명 브랜드 라이선싱을 통한 제품 개발을 주된 영업으로 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에 대해 한국 라이선스 및 중국 캠핑용품에 대한 라이선스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353억원의 매출에 249억원의 세전이익, 1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티에스아이도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추진 중이다. 2011년 설립돼 2017년 10월 코넥스시장에 상장된 티에스아이는 2차전지 제조장비 중 활물질, 도전제, 결합제, 용매 등을 혼합하는 믹싱 공정을 운용하는 장비와 그 시스템의 판매를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610억원의 매출에 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파생상품 평가손실 영향으로 1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셀레믹스와 에이프로는 각각 대신증권, NH투자증권 주관으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셀레믹스는 NGS 관련 핵심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을 24시간내 분석해 질병관리본부에 제공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코로나19 신약항체 개발을 위해 서울대 의대에 자체 개발 면역분석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성장성 특례로 상장을 추진 중인 셀레믹스는 지난해 51억원의 매출에 50억원의 영업손실, 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에이프로는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패스트트랙 방식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프로는 2차전지 생산장비 및 산업용 전력전환용 컨버터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지난해 674억원의 매출에 104억원의 영업이익, 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금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서 가장 불리한 환경일 수 있다.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는 물론이고 비교 기업의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상장 후보군에 대한 몸값이 후하게 매겨지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 증권사 IB(투자은행) 관계자는 "예심 통과 후 실제 공모절차 착수 및 상장까지 시일이 소요된다.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진정되는 경우 공모시장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예비심사를 신청했다"며 "실제 공모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1분기 중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및 재상장을 제외한 신규·이전상장 예심 신청 건수는 1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건에 비해 늘었다. 다만 공모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3월 들어 이미 상장예심을 통과하고도 코로나19로 적정 가치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다수 기업이 공모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며 "상장예심 통과 후 실제 상장까지 여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실제 공모가 얼마나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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