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3월 2~31일)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1조1869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2986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각각 12조5550억원, 2975억원 순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시가총액 상위주에 투자한 덕에 시장 방어 효과는 톡톡히 봤다. 3월 한 달 간 코스피 지수 낙폭은 11.69%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 23% 빠졌던 것 대비 낙폭이 절반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데 업종 대표주가 큰 역할을 한다"며 "개인이 시가총액 상위주 10개 중심으로 매수해 지수가 지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소외주가 생기는 점은 문제다. 과거 2008년이나 2011년에는 증시가 급락하면 간접투자상품인 주식형펀드 자금이 늘어 시장 회복 국면에서 다양한 업종에 온기가 퍼지는 경향이 있었다. 공모펀드는 한 종목을 편입자산 내 10% 이상 담을 수 없어 고루 분산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이번에는 소수 종목에 대한 직접투자가 이뤄지면서 개인 관심을 받지 못한 시가총액 20~30위 종목들은 우량주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외국인 매도물량 대비 매수세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역대 최저 밸류에이션에 머무르고 있다. PBR(주가순자산비율) 0.4배 수준인 은행주나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 업종이 대표적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운용 대표는 "간접투자상품에 돈이 들어오면 저평가된 종목을 골고루 사게 될 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외국인 투매는 패시브 형태로 포진되는데, 개인 매수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쏠려 있어 그 사이에서 매물은 많은데 매수는 없는 어중간한 업종은 실적과 무관하게 수급 때문에 주가가 더 빠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인 투자가 쏠린 일부 종목들에 외국인 매도세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외국인들이 시가총액 비중대로 기계적으로 파는데,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과매수하고 다른 종목을 안 사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만 높아지면, 이 종목을 더 팔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형주와 달리 단기매매차익을 노리고 테마를 탄 소형주에 투자한 이들은 원금 보전도 어려워질 수 있다. 허 대표는 "코스닥 시장에서는 여전히 바이오나 진단키트 사업만 걸었다 하면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이 경우 다 같이 빠졌을 때 더 큰 손실을 보기 쉬운 만큼 꼭 삼성전자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대표할 주식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