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장을 지배하는 코로나19 사태는 아직 최악을 보지 못했다. 전문가들이 주식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는 이유다.
미국 코로나 확진자 18만명 넘어…하루 2만명↑이날 뉴욕증시는 내림세로 1분기를 마쳤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강파한 이번 분기는 뉴욕증시 역사상 최악의 1분기로 기록됐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10.32포인트(1.84%) 떨어진 2만1917.16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2.06포인트(1.6%) 내린 2584.5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74.05포인트(0.95%) 하락한 7700.10으로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올들어 이날까지 각각 23%, 20% 떨어지며 역사상 최악의 1/4분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2∼4분기까지 모두 합쳐서 따치면 다우지수의 경우 1987년 이후 33년, S&P 500 지수는 2008년 이후 12면 만에 최악의 분기였다.
세계 최대 감염국이 된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월도미터스(Worldometers)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40분 현재 미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8만3007명으로 전날보다 1만9219명 늘었다. 사망자는 3687명으로 하루사이 546명 증가했다. 3300명 가량인 중국의 사망자 수를 웃도는 수준이다.
CMC마켓의 데이비드 매든 애널리스트는 "터널 끝에 빛이 있겠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테리 샌드번 US뱅크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난 V자형 반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마 U자형 반등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의 위험은 여전히 높다"며 "우리는 이미 경기침체기에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세계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4분기 미국 경제가 전례없는 추락을 경험한 뒤 역사상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선 이미 경기반등이 본격화됐다는 신호가 나왔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중국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2.0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2월 35.7에서 16.3포인트나 급등했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토대로 발표되는 경기동향 지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또 중국 국무원은 중소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율(RRR)의 추가 인하도 예고했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국제금융시장의 달러화 기근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은행 등 해외 중앙은행에 미 국채를 담보로 달러화 현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외국 중앙은행들과의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위한 대출기구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뉴욕연방준비은행에 계좌를 가진 외국 중앙은행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보유한 미 국채를 담보로 맡기고 달러화 현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대출기구는 4월6일부터 최소한 6개월간 운영된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관련 화상회의를 열고 4월15일까지 신흥국들에 대한 금융지원 등 구체적인 행동계획(action plan)을 마련키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