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 싸움?…불법 음란물 막는 차단기술 효과 있나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03.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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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관에서 열린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발족 관련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민갑룡 경찰청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관에서 열린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발족 관련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부가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전으로 공론화된 디지털성범죄 예방과 근절을 위해 ICT(정보통신기술) 차단기술 연구개발에 팔을 걷었다. 관련 부처가 협력해 몰래카메라나 딥페이크(deepfake, 합성포르노), 성착취물과 음란물 유통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성범죄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31일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 관계부처 및 연구개발(R&D) 민간정책 전문가와 함께'디지털 성범죄 대응기술 고도화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 관계자들은 디지털 성범죄의 동향과 유형을 분석하고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관련 연구개발(R&D)의 한계점과 보완점을 논의했다. 아울러 실제 현장에서 피해자 보호나 범죄수사, 처벌 등을 위해 필요한 R&D 요구사항과 현재 개발된 기술에대한 추가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수렴했다.

몰카탐지, 음란물 판별 등 차단기술 고도화
디지털성범죄 관련 대응기술은 크게 불법촬영이나 해킹 등 생성측면, 사진과 영상을 배포전송하는 유통측면으로 나뉜다.



생성과 관련된 차단 기술중 대표적인 게 몰래카메라 탐지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몰래카메라 탐지기술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2021년말께 완료된다. 볼펜이나 단추 등 소형 카메라에서 송출하는 주파수를 감지해 숙박업소 등지의 몰카를 탐지하는 기술인데 개발이후 수요 기관, 업체에 보급할 예정이다.

유통측면에서는 AI의 딥러닝 기술을 통해 웹하드나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배포되는 음란 동영상을 판별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가령 SNS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음란물이 유포되면 이를 신속히 추적해 차단하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딥페이크물 역시 생성과 배포를 차단하는 기술개발을 민간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성범죄도 지능화...창과 방패의 대결
문제는 정부가 10여년 전부터 이같은 디지털성범죄 차단 기술개발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디지털성범죄가 날이갈수록 지능화되고 관련 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해서다.


정부 한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 차단은 그야말로 창과 방패의 싸움인데 차단기술 하나가 개발되면 또 새로운 기법이 나와 무력화되곤 한다"면서 "국민들의 디지털 성범죄에대한 인식개선과 공동의 차단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과기정통부 장석영 2차관은 “‘텔레그램 n번방’ 같은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의 안전과 사회 공동체를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범죄행위”라면서, "부처간 협력은 물론 첨단 ICT 기술을 활용해 이를 차단하는‘사회문제해결형’ R&D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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